매주 목요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의 한 장면. 프로그램은 트로트 스타를 꿈꾸는 참가자들의 열정을 흥미롭게 그려내면서 방송가 최대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TV조선 제공

25.7%.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이 지난달 30일 기록한 시청률이다(이하 닐슨코리아 기준). 두 자릿수 시청률을 거두기도 쉽지 않은 요즘 방송가 분위기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신드롬에 비견될 만한 인기다. 미스터트롯은 지난해 드라마 ‘스카이캐슬’(JTBC)이 거둔 역대 종편 최고 시청률(23.8%) 기록을 방송 5회 만에 갈아치웠다.

다른 지표에서도 미스터트롯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지난 3일 빅데이터를 토대로 순위를 매기는 예능 브랜드 평판 순위에서 미스터트롯이 ‘나 혼자 산다’(MBC)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미스터트롯은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4일 발표한 1월 다섯째 주(27일~2월 2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 순위에서도 비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방송가 안팎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꿈의 시청률로 여겨지는 30% 고지를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청자들은 왜 이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것일까. 미스터트롯 신드롬이 방송가에 시사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

알려졌다시피 미스터트롯은 지난해 2~5월 방송되며 ‘송가인 열풍’을 낳았던 ‘내일은 미스트롯’의 후속작이다. 전작이 여성 트로트 신예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면 미스터트롯은 남성 트로트 스타를 탄생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전작의 인기가 대단했던 만큼 예선이 시작되자 ‘제2의 송가인’을 꿈꾸는 참가자 1만5000명이 오디션에 뛰어들었는데, 참가자 중에는 기성 가수를 비롯해 이색적인 이력을 지닌 이들이 적지 않았다. 프로그램은 지난달 2일 내보낸 첫 방송부터 시청률 12.5%를 기록했고, 전작의 최고 시청률(18.1%)도 방송 4회 만에 뛰어넘었다.

대중문화평론가들은 미스터트롯의 인기 비결로 참가자들의 매력을 첫손에 꼽고 있다. 방송에는 9세부터 45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가 무대에 오르고 있는데, 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재근 평론가는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킬 정도로 스타성 넘치는 출연자가 많은 게 가장 큰 인기 요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와 달리 ‘본방 사수’를 하는 중장년층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도 시청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라며 “모처럼 모든 중장년 시청자가 즐길 수 있는 ‘트로트 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강태규 평론가의 분석도 비슷했다. 그는 “출연자 연령대만 보더라도 참가자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제작진이 출연자의 매력을 잘 뽑아내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미스터트롯의 성공이 지상파 방송사에 상당한 자극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방송가에는 그동안 시청자들이 더 이상 TV로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거나, 온라인 콘텐츠가 ‘대세’라는 식의 목소리가 컸는데 이런 분위기를 미스터트롯이 뒤엎어버렸다는 것이다. 김헌식 평론가는 “미스터트롯은 편집이나 구성, 연출의 디테일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은 프로그램”이라며 “하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내놓으면 얼마든지 좋은 시청률을 거둘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송이 무엇인지 멋지게 증명해낸 방송”이라며 “미스터트롯의 성공으로 지상파들은 체면을 구긴 셈이 됐다”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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