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이 회수해 공개한 ‘권도 동계문집 목판’.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산하 사범단속반은 2018년 11월 도난당한 조선의 세계지도 ‘만국전도’(보물 제1008호)를 찾기 위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소득을 거뒀다.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들을 탐문하는데, 한 고미술품 유통업자가 경남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에 있어야 할 ‘권도 동계문집 목판(權濤 東溪文集 木版)’을 소장하고 있는 걸 파악한 것이다. 이 목판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33호로 이곳에 있는 안동 권씨의 종중 장판각에 보관 중이었어야 할 문화재였다. 안동 권씨 종중은 그때까지도 해당 목판을 도둑맞은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도난당했던 그 '권도 동계문집 목판’이 온전하게 회수돼 다시 안동 권씨 종중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문화재청은 5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회수된 목판을 공개하고 안동 권씨 종중에 돌려주는 반환식을 가졌다.

단속반 관계자는 “종중 내부 사람이 2016년 6월 세 차례에 걸쳐 장판각에서 몰래 꺼내 내다 판 것으로 확인됐다”며 “종중 행사 때는 주로 제기 등만 사용하다 보니 목판의 존재 유무는 확인을 잘 하지 않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방문화재의 관리가 허술한 현실도 보여준다.

한편 목판은 조선 중기 문신인 동계 권도(1575~1644)의 시문을 모아 간행한 책판이다. 순조 9년인 1809년 간행된 것으로 조선시대 양반 생활과 향촌 사회 모습 등 당시 사회사와 경제사 전반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어 문화재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전부 8권으로 52×28×3㎝ 크기의 목판 총 134점으로 구성돼 있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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