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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은 불치병 아닌데… 꾸준히 치료하면 극복 가능”

[환자-의사의 만남] 스스로 완쾌 결론이 화근… 치료중단은 재발로 연결

조현병 약물복용 중단은 병의 만성화와 재발을 야기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꾸준한 치료가 요구된다. 박태현 쿠키뉴스 기자

“제가 조현병에 걸릴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최근 진료실에서 만난 26세 조현병 환자 이하늘(가명·남)씨는 “운동을 오래해서 나름 멘탈이 건강하고 생각했는데 너무 암담했다”며 진단 당시를 떠올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줄곧 운동선수 코스를 밟아온 이씨는 지난 2015년 군복무 중 조현병을 진단받았다.

조현병은 도파민을 중심으로 한 신경망에 교란이 생겨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체 인구의 약 1% 정도 유병률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한다. 5년여 동안 이씨의 치료를 담당해온 주치의 박병선 대성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이씨를 환자로 만났다. 당시 군 재판에 회부될 정도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아왔고 현재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며 지내고 있다. 환자와는 함께 치료를 해나가는 동반자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현병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가장 많이 발병한다. 우리나라 남성의 경우 주로 20대 초반에 군대에 입대하기 때문에 군복무 중 조현병 진단이 많은 편이다. 박 원장은 “군대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조현병이 발병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통계를 바탕으로 보면 직접적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보통 12~13세에 뇌 형성이 마무리되는 청소년기 이후 스트레스 등으로 회로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해 실제 증상으로 발현되는 시기가 20대 초반쯤이다”라고 설명했다.

조현병을 인한 뇌손상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빠른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환자 스스로 정신질환을 인정토록 하거나 약물치료에 대한 편견이 치료의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이 씨도 “처음에는 완치도 아니고 고작 병을 유지하기 위해 병원에 오나 하는 생각에 약 먹기를 중단했다가 두 번 정도 재발을 경험했다”며 “환자 입장에서 질환을 받아들이는 점, 그리고 매일같이 약을 먹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박 원장은 “정신질환은 감기나 장염과 다르게 환자 스스로 질환을 인정하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고 이로 인해 치료를 통해 증상이 완화되면 자신이 다 나았다고 생각해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복용 중단은 곧 증상의 재발로 이어지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병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는 것이 치료의 완결”이라며 “이 과정이 평균적으로 5년 정도 걸리는데,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조현병 치료의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시기다. 빠르게 치료를 진행해야 손상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일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 장기지속형 주사제(Long-Acting Injection)를 고려해볼 수 있다. 박 원장은 “약물 복용을 중단해 질환이 재발하면 나중에는 더 높은 농도의 약물을 사용해야 하고, 재발을 거듭할수록 회복할 수 있는 정도도 점차 낮아지게 된다. 이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제가 바로 장기지속형 주사제”라며 “한 달에 한 번 혹은 석 달에 한 번 주사투여로 치료하기 때문에 환자들 입장에서 매일 약을 잊지 말고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칠 수 있다. 또 환자의 신경회로를 잘 보호하면서, 재입원,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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