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가나 초교파 목회자들이 모였다, 제자훈련의 씨앗이 뿌려졌다

사랑의교회 가나에서 첫 제자훈련 콘퍼런스

가나 목회자 2000여명이 기도하는 모습.

수도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아쿠나펨산 정상 부근엔 거대한 기독교 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고대의 성채 같았다. 정문엔 ‘워크 포 더 로드(Work for the Lord)’라는 구호가 선명히 적혀 있었다. ‘주님을 위해 일하라’는 뜻이다. 안으로 들어서자 직사각형 모양의 예배당이 위용을 드러냈다. 지붕은 마치 기도하는 손을 포갠 듯 높이 하늘을 향했다. 오전 7시30분. 서부아프리카 가나 전역의 목회자들이 속속 모였다. 손엔 성경과 콘퍼런스 교재가 들려 있었다. 34도를 넘는 더위에 에어컨도 없는 예배당은 오직 목회자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다.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5일(현지시간) 가나 수도 아크라 인근 아낙카조 성경사역훈련센터에서 ‘2020 가나 제자훈련 콘퍼런스’를 열고 목회자 2000여명에게 제자훈련의 기본 원리를 소개했다. 다양한 교파 배경을 가진 이들 목회자는 “예수 심정으로 제자를 길러내겠다”고 다짐했다. 콘퍼런스는 지난 4일 시작해 6일까지 진행됐다.

오정현 목사는 “자신에게 균형 잡힌 신학이 있는가, 그 신학은 검증됐는가, 신학을 적용할 현장이 있는가를 목회자들은 항상 물어야 한다”며 “제자훈련은 프로그램이나 트렌드가 아니라 목회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오 목사는 “제자훈련을 목회의 토대로 삼는 목회자들은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통찰력, 교회에 대한 분명한 정의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이 두 가지가 목회 사역의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오 목사는 기독교 초기에 기독론이 확립되고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이 구원론을 완성했음을 설명하면서 21세기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모더니즘의 도전 앞에서는 더 분명한 교회론을 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제자훈련 목회의 기본 철학으로 ‘목자의 심정’을 강조했다. 목자의 심정이란 성경 전체를 꿰뚫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다.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는’(벧후 3:9) 마음, ‘무리를 보고 민망히(불쌍히) 여기시는’(마 9:36) 마음이라 했다.

오 목사는 자신의 이야기도 소개하면서 “목회 여정 중 절벽 위에 서 있는 것 같은 상황도 있었다. 오직 주님의 심정으로 견뎌낼 수 있었다”고 간증했다. 그는 주님의 심정을 ‘자식을 많이 둔 가난한 어머니의 심정’으로 묘사해 가나 목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오 목사는 “어머니는 아무리 집이 가난해도 자식이 굶고 어려움을 당하는 것을 그대로 놔두지 않는다. 무엇이든 한다. 목회도 이와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정현 목사가 5일(현지시간) 서부 아프리카 가나 수도 인근 아낙카조 성경사역훈련센터에서 “예수의 심정으로 목회하라”며 목회자들에게 제자훈련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사랑의교회 제자훈련을 소개한 것은 한국교회의 특정 목회 시스템을 이식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교회 측은 기본 원리와 본질만 소개할 뿐, 적용과 현지화는 가나 교회의 몫이라고 했다. 콘퍼런스에서는 제자훈련의 교회론, 온전론, 제자도 등도 소개됐다.

가나 감리교 폴 K 보아포 감독회장은 “가나교회에는 목자의 심정이 필요하다. 번영과 현실 안주, 이름뿐인 신자 증가는 큰 문제”라며 “그리스도의 제자를 길러내는 가나교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지 교단인 LIC 소속 야우 목사도 “가나교회는 부흥과 각성이 필요하다. 제자훈련은 이를 위한 촉매제”라고 말했다.

가나에서 제자훈련 콘퍼런스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2009년 가나 목회자 3명이 한국에서 열린 CAL(Called to Awaken the Laity) 세미나에 참석한 후 지난해까지 총 125명이 다녀가면서 제자훈련이 알려졌다. 이번 콘퍼런스는 사랑의교회와 가나교회 목회자들이 제자훈련의 목회철학을 공유하다 개최하게 됐다.

가나는 15세기 유럽 선교사들에 의해 복음이 처음 전해졌다. 19세기에는 유럽 사회에 ‘황금해안(Gold Coast)’으로 알려지면서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국민의 70%가 기독교인이지만 번영신학의 영향과 건강한 신학의 부재는 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다.

사랑의교회는 그동안 브라질(2006년) 중국(2010년) 대만(2014년) 에티오피아(2017년) 등에서 제자훈련 세미나를 개최하고 현지 목회자들을 격려했다. 가나는 동부의 에티오피아와 위도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남하하는 이슬람 세력을 방어하는 제자훈련 기지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오 목사는 덧붙였다.

사랑의교회는 가나 콘퍼런스를 기점으로 전 세계 제자훈련 교회를 네트워킹하고 협력하는 DMGP(Disciple Making Global Partners) 사역을 시작한다.

아크라(가나)=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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