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에 갇혀 지내는 게 감옥 같다”

중국 우한 인근 K선교사 인터뷰

중국의 한 도로를 현지인들이 바위 등으로 막고 있다. 중국 현지에선 이 같은 사진들이 퍼지고 있다며 K선교사가 최근 보내 온 사진이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23일 우한을 드나드는 모든 운송수단의 운행을 중단하는 봉쇄령을 내렸다. 우한시와 다소 떨어진 곳에 있는 K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2년 전 한국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현지로 파송된 중국인 K선교사는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로 인한 현지 상황을 직접 알리며 한국 성도들에게 마스크 후원과 기도를 요청했다. 중국 당국이 언론과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어 현지 상황 파악이 어려운 가운데 K선교사와 연락 중인 정성호 대구서교회 목사를 통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 K시 상황은 어떤가.

“지역 내 고속도로가 봉쇄됐다. 언론보도가 없어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누가 감염됐는지를 알 수가 없다. 인터넷 검색이 제한돼 외신을 접할 수 있는 사람은 1%도 안 될 것이다. 자주 가던 시장은 폐쇄돼 들어갈 수 없고 인근 마트와 아파트 단지마다 출입하는 이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채소 가격이 폭등해 마늘 한 묶음에 90위안(약 1만5000원)이 넘는 곳도 있다. 요즘은 집에 갇혀 지내 정말 감옥 같다. 사흘 동안 구급차 소리만 열 번 넘게 들었다.”

-중국교회와 성도들은 어떻게 대처하나. 예배와 모임은 어떻게 진행하나.

“삼자교회는 지난 2일 주일부터 예배를 포함한 일체 모임을 중단했다. 현지에선 ‘웨이신’이라고 불리는 문자 앱을 성도 간 교제 수단으로 애용한다. 각 교회 담임목사들은 이 공간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씩 설교를 올린다. 교인들이 집에서 스마트폰을 통해서라도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해 가정교회들도 모임을 중단한 상태다. 우한을 위해 기도하자는 내용의 글을 올려 교인들끼리 공유하지만, 정부가 채팅방을 훤히 들여다보며 ‘우한’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내용의 글은 특히 더 주시하고 있다고 해 조심스럽다.”

-현지에선 신종코로나에 감염되면 어떻게 하나.

“현지인들은 병원에 입원하는 것을 복권 당첨되는 것처럼 여긴다. 하지만 우한에선 입원 치료를 받을 경우 중국 돈으로 40만 위안(약 6700만원), 거의 집 한 채 가격에 달하는 거금을 내야 한다는 소문도 돈다. 그런데도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한다. 가장인 나로선 신종코로나에 걸리면 지금 사는 집 옥상으로 올라가 스스로 격리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정 목사를 통해 마스크 후원을 요청한 이유는.

“며칠 전 외신을 통해 마스크가 없어 기저귀나 비닐을 쓰고 다니는 사진을 봤다. 안타까운 것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가는데, 시골에 있는 사람들은 마스크조차 구하기가 어려워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기도 제목이 있다면.

“전염병이 빨리 지나갈 수 있게 함께 기도해달라. 신종코로나 사태를 통해 중국인들이 많이 계몽돼 스스로 자유로운 나라 중국을 일으켰으면 한다. 무엇보다 중국교회가 먼저 회개하고 깨어 이 고난을 거치며 한층 더 성숙한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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