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28번 확진자가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 앞에 11일 음압구급차가 주차돼 있다. 이 환자는 지난달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3번 환자의 지인이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28번 환자가 16일 전 확진된 3번 환자의 지인으로 밝혀지면서 신종 코로나 잠복기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내 보건 당국은 지금까지 잠복기를 최장 14일로 설정하고 자가격리와 능동감시 기간을 모두 여기에 맞췄는데 이 14일이 넘어간다면 격리 및 감시 해제 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로선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잠복기 14일’을 변경할 근거가 불충분하다.

①28번 환자의 잠복기는 최소 16일?

28번 환자의 감염 추정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3번 환자처럼 중국 우한에서 감염됐을 경우, 이미 감염된 3번 환자에게서 전파됐을 경우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3번 환자에게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더 크게 봤다. 그렇다면 잠복기가 16일이다. 10일 확진 판정을 받은 28번 환자가 3번 환자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시점은 1월 25일이다. 28번 환자와 자택에 머물던 3번 환자는 이날 질본 콜센터(1339)에 신고해 당일 경기도 명지병원으로 격리됐다. 정부가 설정한 최장 잠복기 14일이 깨진 것이다.

28번 환자가 우한에서 감염됐다면 잠복기는 더 길어진다. 28번 환자는 3번 환자와 1월 20일 귀국했다. 이렇다면 잠복기는 최소 20일이 넘는다. 다만 정은경 중대본부장은 11일 “(28번 환자가) 잠복기를 넘어 확진된 건 맞지만 잠복기를 넘겨 발병한 것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②진통소염제가 증상 발현 늦췄나

28번 환자가 성형외과에서 받은 ‘의학적 처치’ 이후 1주일가량 복용한 진통소염제 영향으로 증상이 늦게 나타났을 수도 있다. 이 환자는 1월 20일부터 28일 아침까지 진통소염제를 복용했다. 중대본은 이 진통소염제가 증상 발현을 늦췄을 수 있다고 봤다. 잠복기가 길어진 게 아니라 이미 발병했는데 진통소염제 투약으로 환자가 증상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다. 3번 환자도 발열 증상이 나타난 1월 22일 해열제를 먹고 열을 내린 상태에서 지역사회 활동을 하다가 4일 후 확진됐다.

③14일 넘는 건 예외적 상황


통상 호흡기바이러스의 잠복기가 10일을 넘는 건 드물다. 현재까지 확인된 환자는 대부분 2~10일 사이에 증상이 나타났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임상TF 팀장은 브리핑에서 “중국 연구팀이 발표한 ‘잠복기 24일’은 굉장히 예외적인 상황이고 발표자도 1개의 사례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잠복기 24일 사례를 일종의 ‘아웃라이어’(outlier·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나 다른 대상들과 구분되는 표본)로 보고 ‘복수의 접촉’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또 다른 환자와 접촉해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수 있다”며 “현재로선 세계보건기구(WHO)가 잠정적으로 보는 잠복기 14일로 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④잠복기 ‘경증감염’은 주의해야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면 평균 5~7일의 잠복기가 끝날 때쯤 미열이나 피로, 근육통 같은 가벼운 ‘전구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들은 고열이나 기침, 호흡곤란 등 신종 코로나의 전형적 증상이 나타나기 전 이런 전구 증상을 자각하지 못한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가 이 전구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에도 감염력을 갖는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전구 증상 시기 환자의 동선 파악과 접촉자에 대한 추적,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선 기자,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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