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상훈 윤정희 부부 (10) “나도 데려가면 안되나요”… 묻던 아이 눈에 밟혀

우여곡절 끝 3년 여만에 데려온 다니엘… ADHD 증후군 치료 위해 운동 가르쳐

여덟 아들이 2018년 여름 강원도 강릉중앙감리교회 사택 뒷마당에서 물총놀이를 했다. 왼쪽부터 윤, 요한, 사랑, 다니엘, 햇살, 한결, 하나, 행복.

일곱째는 다니엘(16)이다. 다니엘은 여섯째 햇살(16)이를 데리러 2008년 늘사랑아동센터로 갔을 때 “나도 데려가면 안 되나요”라고 물으며 아내의 다리를 붙잡은 아이다. 당시 서류상 입양이 안 된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속을 끓였는데, 3년여가 지난 뒤 부모가 친권을 포기해 2011년 우리 가족이 될 수 있었다.

“사랑하는 우리 아들, 엄마가 더 일찍 오지 못해 미안해. 내 아들. 하나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기뻐했고 강릉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또 집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다니엘의 손을 꼭 잡고 다녔다. 눈이 작아 누나들이 ‘외계인’이라 불렀는데도 다니엘은 “엄마 찾아 가족 찾아 지구로 날아왔어”라고 대꾸하며 환하게 웃었다.

우리 집 아이들 모두 그렇지만, 다니엘도 연장아로 우리 집에 왔다. 생후 8개월이 넘으면 연장아라 부른다.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 8개월까지 성격 형성이 이뤄진다고 보는데 이때 이후로는 양부모들이 입양을 꺼리는 게 현실이다.

연장아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우리 집 아이들은 모두 가족이 되기까지 통과의례 같은 통증을 겪었다. 일종의 성장통이다. 다니엘도 사랑이나 요한이처럼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증상이 있다고 해서 6개월 정도 약을 복용했다. 이후 정서적 안정을 위해 운동으로 쇼트트랙을 했다. 다섯째 사랑이와 함께 빙판을 누볐다.

다니엘은 운동 신경이 발달해서 그런지 정말 뛰어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쇼트트랙 강원도 대표 선수로 활약했고, 5학년 때는 강원도 대회 1000m 부문에서 신기록을 경신했다. 운동의 천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구기 종목에서도 실력을 발휘해 초등학교 농구 선수와 배드민턴 선수로도 활약했다.

다니엘이 중학교에 입학해서는 쇼트트랙 연계가 안 돼 이전부터 원하던 축구로 전향했다. 한 달 만에 실력을 인정받아 공격수로 활약하며 재미있게 운동을 했다. 그런데 축구선수로 키우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게 됐다. 가난한 목회자 가정에서 아이들 수가 많다 보니 다니엘에게만 몰아서 지원할 수는 없었다. 아내는 다니엘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다니엘은 운동선수가 아닌 체육선생님이 되고 싶어 하니 돈이 좀 적게 드는 운동을 하자고, 축구로 고등학교까지 뒷바라지해줄 형편이 안 된다고 이야기하며 아내는 무척이나 마음 아파했다.

반면 다니엘은 쿨하게 받아들였다. 중학교 2학년 2학기에 곧바로 육상 경보 종목으로 전공을 변경했고 지난해에는 전국대회에서 1위를 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집에 왔다. 그렇게 하고 싶은 축구 선수가 되도록 지원해주질 못했는데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들어온 다니엘을 보며 우리 부부는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 참 많이 울었다. 다니엘은 현재 고교 육상부에 스카우트돼 전지 훈련차 집을 떠나 있다.

정리=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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