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스위스에서 개최된 다보스포럼에서의 설문조사 결과 글로벌 CEO들의 53%가 올해 세계경제 침체를 전망했다. 최근 몇 년간 세계경제는 경기가 좋아진다 나빠진다 전망을 수년째 반복하며 저성장이 이어져와 심각한 위기 경고에도 감각이 무뎌져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의 체감경기다

자영업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지금이 IMF 외환위기 시절보다도 더 어렵다고들 한다. 수년 동안 감소해 왔던 개인파산의 수가 최근 다시 늘기 시작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EY한영이 지난 1월에 국내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글로벌 경제보다 한국 경제 전망을 더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 미국 중국 일본 어느 나라에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국내 경제가 바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위기가 상존하고 최근에는 정치적 이념적 나뉨까지 커져서 경제적 위기가 왔을 때 우리 국민들이 과연 함께 힘을 합쳐 헤쳐 나갈까를 염려하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내수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음이 단적인 예이다. 단순한 C(corona virus)의 공포가 R(recession)의 공포를 불러오고 있다. 중국 내 자동차나 배터리 회사의 현지공장 가동 중단과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의 매출 급감, 호텔·레스토랑 예약 취소, 항공노선 축소, 명동 상인들의 매출 급감 등이 줄을 잇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질 때 크리스천들의 자세는 어때야 할까.

첫째, 나라와 기업과 가정이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자기가 옳고 네가 잘못했다 따지는 것은 기독교 정신이 아니다. 자기는 죽고 모두를 살리는 게 기독교 정신이며 예수님의 삶이다. 어려울 때 상대방의 흠을 찾아 비판하고 정죄하는 개인·기업·나라는 결국 어려움을 이겨낼 수 없다. 다가오는 디지털시대의 경제는 경쟁자 및 이종 사업자와도 정보를 공유하며 플랫폼을 제휴해야 하는 시대다. 내가 어려울 때일수록 나보다 더 어려운 남을 배려해야 하고 오히려 내가 죽고 모두를 살리는 게 크리스천의 자세다.

둘째,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하나님이 나의 동행자이며 아버지임을 믿으며 포기하지 말고 불황을 견뎌내야 한다. 깜깜하고 어두워도 하나님은 우리의 앞길을 예비해 놓으신다. “너희 중에 고난 당한 자가 있느냐 그는 기도할 것이요.”(약 5:13) 이것이 하나님이 우리와 약속하신 것이다.

시련과 어려움이 없다고 해서 행복한 삶도 아니다. 문제가 있고 기도도 있는 삶이 도리어 힘이 있다. 따라서 경제가 어려워져 생활이 고단해지면 야고보서의 말씀처럼 고난을 온전히 기쁘게 여기며(약 1:2) 이겨내는 게 크리스천 삶의 자세다.

셋째,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준비를 해야 한다. 요나처럼 어려움을 피해 도망가지 말고 미래를 직시하고 미래사업 관련 핵심기술에 투자하고 전후방 생태계를 새로 조성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 평시보다 난세에 영웅이 태어나지 않던가.

우리가 어려우면 모두가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올바른 방법을 찾아 잘 이겨내면 하나님은 이 위기를 절호의 기회로 바꿔주신다.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 앨런 케이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해 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크리스천들은 예수님이 십자가 죽음에서 다시 일어나신 것처럼 미래를 기대하며 기도하고 준비하면서 창조해 나가야 한다.

윤만호 EY한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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