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이 13일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안 위원장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학전문대학원 폐지 및 사법시험 부활을 총선 공약으로 발표했다. 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언급하면서 “온 국민이 나서서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4·15 총선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정치권의 눈이 온통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쏠리고 있다. 당명 사용 불허 결정, 비례대표용 정당 등록 허용 등 최근 선관위가 내리는 결정마다 각 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선관위는 13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추진하는 ‘국민당(가칭)’ 당명에 대해 사용 불허 결정을 내렸다. 지난 6일 ‘안철수신당’에 이은 두 번째 불허 결정이다. 선관위는 국민당이 기존에 선관위에 등록된 ‘국민새정당’과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

국민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정치기관이 된 선관위의 고무줄 잣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창준위는 입장문을 통해 “선관위는 2017년 8월 ‘국민의당’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국민새정당의 등록을 허락했다”며 “국민의당과 국민새정당은 뚜렷이 구별되고 국민당과 국민새정당은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 건전한 상식과 이성에 부합 가능한 논리인가”라고 따졌다. 연달아 당명 사용이 불허된 데 대해선 “한 번은 우연일 수 있지만 두 번은 필연”이라며 “선관위가 청와대 눈치를 보면서 스스로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선관위는 이날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정식 등록은 허용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이 끝까지 “선관위가 가짜정당을 용인하는 나쁜 선례를 남겨선 안 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선관위는 미래한국당이 정당법상 등록 요건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선관위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이를 철회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대한민국 정당의 근간을 허물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킨 가짜정당 출현을 인정한 선관위 결정에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도 “선관위는 민주주의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미래한국당의 등록 결정을 당장 철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선관위 결정에 앞서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한선교·조훈현 의원을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여당 내에선 초조한 분위기가 읽힌다. 민주당이 ‘비례민주당’ 등으로 맞대응하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한국당에 비해 총선 비례대표 의석 배분 과정에서 손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미래한국당을 통해 최소 10석에서 최대 15석까지 비례 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