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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환자들 집에서 사망 ‘수두룩’… 장례식도 못치러

구급차 안오고 환자 이송도 못해… ‘확진’ 못받아 다른 병명 기록도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의료진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병지인 우한에 의료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숨지는 환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급차를 불러도 오지 않고, 환자를 옮길 사람도 없어 집에서 숨지는 사례가 속출하지만 코로나19 확진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인이 다른 병명으로 기록되면서 통계에도 누락되고 있다. 사망 후에는 장례식이 금지된 데다 감염 우려도 있어 가족들이 시신을 처리하는 데 급급하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한시에서 노동자로 은퇴한 웨이쥔란(63)씨는 지난달 초 기침과 발열 증세가 나타났으나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지난 21일 사망했다. 그의 사망 확인서에는 원인이 ‘중증 폐렴’이라고 적혀 있었고, 코로나19 사망자 명단에서 그의 이름은 빠졌다. 이 병원 의사는 “중국 전역의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바로 그 폐렴”이라고 말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임을 시사했다.

현지 의료진은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병원에 환자들이 워낙 많고, 진단 키트도 부족해 코로나19에 감염되고도 확진자 통계에 누락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우한의 의사 웨이펑은 “의심 증상만으로 환자의 사망 원인을 코로나19 감염으로 분류하는 것이 금지됐다”며 “심지어 ‘폐렴’이라는 단어조차 쓰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와 사인을 당뇨병, 장기부전 등으로 적는다”고 말했다.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사망하는 코로나19 의심 환자들도 정부 통계에 제외된다. 한 여성은 아버지가 감염됐는데 앰뷸런스를 불러도 오지 않아 결국 집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웨이펑은 “병원에 가지 못한 환자들이 집에서 숨지면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사망한 환자 가족들은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들은 시신을 모아 한꺼번에 화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례업체 직원은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해 24시간 운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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