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공개되는 영화 ‘기생충: 흑백판’의 포스터. 고전 흑백영화를 동경하던 봉준호 감독과 홍경표 촬영감독이 한 장면 한 장면씩 콘트라스트(대조)와 톤을 조절하는 작업을 거친 작품으로, 컬러판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오스카) 후광효과를 타고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다. 현재까지 글로벌 흥행 수익은 1억6658만 달러(약 1971억원)로, 향후 최대 130여개국 추가 개봉이 예정돼 있어 흥행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비영어 영화 세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와호장룡’(2억1300만 달러·2512억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박스오피스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이틀째 4위를 지켰다. 11일 하루 동안 북미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66만1099달러(약 7억8174만원)에 달했다. 전날보다 31.9%, 전주보다 192.7% 늘어난 액수다.


영국에서는 개봉 첫 주말(7~9일) 약 140만 파운드(약 21억4400만원)를 벌어들이며 4위를 차지했다. 영국에서 개봉한 역대 비영어 영화 가운데 최고 오프닝 스코어다. 일본에서도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이탈리아에서는 현지 흥행작 ‘여름이 싫어’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꿰찼다. 11일 하루 15만6858 유로(약 2억원)를 벌어들이며 총수입 255만9976 유로(약 32억9200만원)를 달성했다. 13일부터는 상영관이 400개까지 늘어나 흥행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에서도 11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시상식 다음 날 티켓 수익이 전날보다 355% 치솟았다. 개봉 34주째를 맞고 있지만 다음 주 31개 극장으로 확대 상영될 예정이다.

재개봉 바람도 불고 있다. 지난해 6월 개봉했던 베트남에서는 오는 17일부터 전국 80~100개 상영관에서 다시 상영된다. ‘기생충’은 그동안 베트남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최다 관객을 동원했다. 터키와 인도네시아에서는 각각 7일과 11일 30개 안팎 극장에서 재상영을 시작했다.

‘기생충’은 한국영화 역대 최다인 전 세계 205개국에 판매됐다. 현재까지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67개국에서 선보여졌고, 향후 나머지 130여개국에서 개봉 여부를 타진 중이다. 그만큼 앞으로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단, 기생충 판권을 구매한 해당 국가 배급사들의 판단에 따라 추가 개봉 국가의 개수는 유동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 이은 세계 영화시장 2위인 중국의 경우에도 판권은 팔렸으나 배급까지 성사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봉 감독이 남다른 애착을 갖고 야심차게 준비한 ‘기생충: 흑백판’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지난달 30일 미국을 시작으로 호주 이스라엘 체코 헝가리 홍콩 싱가포르 네덜란드 스웨덴 프랑스 등에서 공개됐다. 오는 26일 국내에서도 개봉된다. 흑백판 관객 수는 별도로 집계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스코어에 추가되는 방식이라 관객 수 증가 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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