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위대 대원들이 12일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출입구와 연결되는 통로를 설치하고 있다. 이 배에선 이날 승선자 중 39명이 확진됐고 13일에도 44명의 승선자가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EPA연합뉴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폭발적으로 확산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일본 본토에서는 1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4명 나왔으며 이 중 1명은 감염 사실이 확인되기도 전에 숨졌다. 일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며 중국 본토 바깥에서는 필리핀과 홍콩에 이어 세 번째다.

이들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처음 나타난 후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별다른 격리 조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여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망한 환자는 코로나19 확진 전까지 여러 병원을 돌며 진료를 받기까지 했다. 이들 확진자의 감염 경로 추적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이날 밤늦게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감염자인 가나가와현 거주 80대 여성의 사망 사실을 공개했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달 22일 코로나19 증상인 피로감을 처음 느꼈으며 이후 건강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28일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지만 관찰 대상 판정만 받았다.

이 여성은 건강이 계속 악화되자 이달 1일 다시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의사는 코로나19가 아니라 폐렴 진단을 내리고 다른 의료기관으로 옮겨 입원 치료를 받도록 했다. 이 여성은 그곳에서 항생제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닷새 뒤인 6일 또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곳 의료진 역시도 통상적인 치료를 시도했으나 진전이 없자 지난 12일에야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이 여성이 숨진 뒤에야 나온 검사 결과는 양성이었다.

이 여성은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기록이 없어 일본 국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여성은 처음 증상이 나타난 시점부터 약 2주 동안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의료기관 세 곳에서 치료를 받아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2015년 한국에서 발생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에도 일부 환자가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치료를 받은 탓에 확산세가 더욱 커진 바 있다.

이밖에 와카야마현의 50대 남성 의사와 도쿄의 70대 남성 택시기사, 치바현의 20대 남성도 새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50대 의사는 지난달 31일 발열과 피로감을 처음 느꼈으며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해열제를 복용하며 병원 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병 전 중국에 다녀온 적은 없으나 감염 의심자와 접촉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 의사는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해열제를 복용하며 진료 업무를 해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다.

70대 택시기사 역시 지난달 말 발열이 처음 발생했으며 이달 초 병원에 입원에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확진판정을 받았다. 그가 “중국인으로 보이는 승객을 태운 적이 있다”고 진술함에 따라 후생노동성은 감염 경로 추적에 나섰다.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는 확진자가 수십명씩 늘어나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이날 크루즈선 내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44명이 추가로 확인돼 크루즈선 내 감염자는 21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일본 전역의 확진자 수는 251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는 승객 전원의 하선을 금지하던 방침을 바꿔 고령에 지병이 있는 탑승자부터 코로나19 음성이 확인되면 우선적으로 하선시키겠다고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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