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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시련

김의구 논설위원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일본에서 건조된 12만t급 초호화 유람선이다. 영국과 미국 합작의 크루즈선사인 카니발 소속이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이 2004년 2월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제작했다. 총 길이 290m, 폭 37.5m, 높이 62.5m로 승무원 1100명과 승객 2670명이 탈 수 있다. 고급 식당, 바, 극장에 수영장과 나이트클럽까지 갖췄다. 원래 자매 크루즈선인 사파이어 프린세스와 나란히 나가사키에서 건조되다가 사파이어에서 화재가 나는 바람에 선박 인도 기일을 맞추려 막판에 이름이 바뀌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지난달 20일 일본 요코하마항을 떠나 ‘아시아 그랜드 투어’라는 크루즈 여정을 시작했다. 홍콩, 베트남, 대만을 경유한 다음 오키나와를 거쳐 2월 4일 요코하마로 되돌아가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탑승객 대부분은 아직도 배에서 내리지 못하고 있다. 요코하마에서 승선했다가 홍콩에서 내린 80세 홍콩 남성이 2월 1일 코로나19 감염 확진을 받았기 때문이다.

일본 당국은 감염 의심 승객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 10명의 양성 반응이 확인되자 선박을 해상 봉쇄했다. 승객 2666명과 승무원 1045명을 각 객실에 격리시켰다. 한국인 14명을 포함해 56개 국적의 승객들은 졸지에 닥친 시련을 감내하고 있다. 생필품이나 의료용품 부족을 호소하거나 자국 국기를 내걸고 구출을 호소하는 안타까운 모습도 목격된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인재라는 지적이 많다. 아무리 대형 유람선이라고 해도 한정된 공간인데 배 위에 가둠으로써 비감염자까지 감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 육지로 내리게 한 다음 체계적인 격리와 검사를 실시하는 게 상식적이었다는 지적이다. 방역 선진국이었던 일본이 초래한 예상 밖 실패를 놓고 도쿄올림픽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음모론으로 보인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확진 통계를 일본 국가 통계에서 분리하자는 주장도 제기된다고 한다. 바다에 갇힌 채 감염 공포에 시달리는 승객들의 인권을 생각하는 게 먼저일 것이다.

김의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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