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건설현장에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탓이다. 바이러스 공포 때문에 견본주택을 여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7일 ‘코로나19 사태와 건설산업’이라는 특별보고서를 통해 “다중이용시설과 마찬가지로 단일 사업장 내 다수의 입출력 인원이 항시 발생하기 때문에 감염 유입 및 확산이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면서 “설상가상으로 다수의 외국인 근로자가 건설현장 내에 근무 중이며 이 중 중국인이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인력 수급에 차질이 생겨 결국 공사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의 외국인 취업자 수는 88만4000명 수준이며 그중 건설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취업자는 11만700명으로 추산된다. 다만 건산연은 이것이 공식적인 통계일 뿐 불법 체류자 등을 감안하면 22만명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는 현장 근로자들의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현장 출근 시 출입국 기록 조회, 중국 방문자와 접촉 여부 확인 등 대응지침을 마련하고 시행 중이다. 그러나 소규모 공사현장의 경우 대규모 현장보다 관리·감독이 소홀할 수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

건설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재침체(Double deep)’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건설경기 동행지표인 건설투자는 지난해 4분기 반등했지만 올 초 경기 회복이 주춤하고 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져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전반에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번지면서 업계에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더해지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감염 위험이 큰 견본주택 개관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매교역 푸르지오 SK뷰’(팔달8구역 재개발) 분양을 시작하면서 실제 모델하우스 대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열었다. 온라인으로 분양정보를 제공하고 주택형별 모형 등을 3D로 구현한 것이다.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는 과천지식정보타운에 공급하는 과천제이드자이 견본주택을 사이버로 공개하기에 앞서 업계 최초로 유튜브를 통해 ‘견본주택 라이브 방송’을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발생에 대비해 업계 환경과 관련 제도 역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사계약서상 전염병의 정의와 발생 범위, 피해보상 등에 대한 규정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작업장 환경 개선, 내국인 인력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