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성도를 움직이는 설교? 소년 예수에 단서 있다”

미래목회와 말씀연구원, 제1회 말씀프로페짜이 콘퍼런스

미래목회와 말씀연구원 이사장 김지철 목사가 17일 강원도 춘천의 한 리조트에서 제1회 말씀프로페짜이 콘퍼런스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춘천=강민석 선임기자

목회자가 설교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지철 미래목회와 말씀연구원(미목원) 이사장은 누가복음 2장 46~47절의 열두 살 예수님 모습에서 실마리를 발견한다고 했다. 듣기와 질문하기, 대답하기의 3요소였다. 변화와 개혁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듣고 소년 예수처럼 랍비들에게 질문하며 자기의 고유한 언어로 지혜로운 대답을 내놓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목원은 17일부터 1박 2일간 강원도 춘천의 한 리조트에서 ‘제1회 말씀프로페짜이 콘퍼런스’를 열었다. 프로페짜이는 목회자들의 설교 준비 모임을 일컫는다. 스위스의 종교개혁가 울리히 츠빙글리가 1520년 여름부터 동료 목회자들과 시작했다. 주일과 금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7시에 모여 기도 후 성경을 라틴어 히브리어 헬라어로 낭독한 뒤 성도들을 위한 독일어 설교를 준비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한국에선 지난해 미목원이 말씀프로페짜이를 본격화했다. 이사장 김지철 전 소망교회 목사는 개척교회 젊은 목회자들을 포함해 4~5개 목회자그룹 30여명과 매주 화·수·목요일 사흘간 새벽기도를 마친 오전 7시부터 90분간 말씀을 같이 읽고 각자 생각을 나눈다. 같은 성경 구절로 각자 교회에 돌아가 각자의 언어로 각기 다른 예화와 결론을 통해 설교하고 그다음 주 다시 모여 성도들 반응을 공유한다.

미목원 개원 1주년을 맞아 1박 2일로 진행된 콘퍼런스에는 전국에서 신·구세대 목회자 40여명이 참석했다. 10여명씩 4개 조를 이뤄 바울의 서신인 빌립보서를 대상으로 설교를 위한 질문들을 나눴다.

미목원 원장인 박영호 포항제일교회 목사가 ‘바울의 유고편지로서의 빌립보서’를 주제로 강해했다. 바울은 ‘기쁨의 서신’이라 불리는 빌립보서에서 교회 공동체에 기뻐하고 기뻐하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박 목사는 “경건한 서신 저자가 아닌 로마 감옥에 갇힌 바울, 질병과 고통에 시달린 인간 바울이 죽음을 극복하며 어떻게 복음을 만나는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울의 번민이 역설적으로 발화된 상황을 이해한다면 히틀러에 저항해 감옥에서 순교했지만, 끝까지 번민한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시 ‘나는 누구인가?’가 새롭게 읽힐 것이라고 전했다.

목회를 소개하는 활동도 이어졌다. 박은호 서울 정릉교회 목사가 이날 밤 첫 주자로 나서 교회의 오랜 역사와 담임목회 사역에 관해 이야기했다. 박 목사는 “일제 강점기인 1942년 성북구 정릉골에 세워진 교회에 18년 전 부임했는데 전통을 고수하다 보니 딱딱한 느낌이 강했다”면서 “큰 배가 방향 바꾸는 데 넓은 반경이 필요하듯 시간을 들여 조금씩 교회와 함께 방향을 바꿔왔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오동섭 서울 미와십자가교회 목사와 이호훈 남양주 예수길벗교회 목사의 목회 나눔이 진행될 예정이다.

춘천=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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