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국내 29번 확진자가 머물렀던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의원에 17일 휴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9번 환자는 지난 5일부터 16일까지 종로구 소재 의원 2곳을 8번, 약국 2곳을 4번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지역사회 감염으로 의심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29번 확진자가 지난 2주 동안 서울 종로구 일대 의료기관, 약국 등을 최소 12번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파악된 접촉자 수만 114명이었다. 하지만 이 환자를 선별진료소로 안내한 곳은 없었다. 당시에 이미 마른기침, 감기몸살 등 경미한 증상을 보였음에도 해외여행력이 없다 보니 미처 걸러지지 못했다. 이 환자의 아내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이들 부부의 최초 감염원은 아직 파악되지 않아 지역사회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9번과 30번 환자의 감염경로가 아직도 오리무중인 셈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29번 환자의 이동경로를 파악한 결과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의료기관 2곳(신중호내과의원, 강북서울외과의원)을 8번, 창신동 약국 2곳(봄약국, 보람약국)을 4번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다만 아직 13~14일 이틀간의 이동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방역 당국은 이 환자가 마른기침을 시작한 지난 5일을 발병일로 보고 전날인 4일부터 동선을 파악했다. 정은경 중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환자가 외과적인 처치를 받은 적이 있어서 후속 치료를 목적으로 2016년부터 강북서울외과의원에 계속 다녔다”고 설명했다.


29번 확진자의 접촉자 대부분도 의료기관에서 발생해 병원 내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접촉자 114명 중 76명이 고려대안암병원의 의료진, 환자 등 접촉자다. 나머지는 지역의료기관, 약국 등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이다. 방역 당국은 파악된 접촉자들을 자가격리하거나 1인실에 격리 조치하고 의료기관은 운영이 중단됐다.

29번 확진자의 아내인 68세 한국인 여성도 이날 30번째 확진자로 확인됐다. 30번 확진자는 서울대병원에서 격리치료 중이다. 이 환자의 발병일은 지난 6~8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몸살기운 등 증상이 발현된 8일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에서 외래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29번 확진자는 종로구 일대 노인회관과 기원을 다녔고, 독거노인을 위한 ‘노노(老老)케어’ 도시락 배달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발병일(5일) 이후에는 도시락을 배달하지 않았고, 종로노인종합복지관도 지난 1일부터 휴관 중이었기 때문에 방역 당국은 감염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29·30번 확진자가 거주하던 종로구는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 인구가 밀집된 지역이라 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위험이 더 크다. 29번 확진자의 이웃인 70대 주민은 “뉴스를 보고 불안해서 오늘 주민센터에 집안을 방역해 달라고 전화했다. 약국에서 대형마스크 5개도 새로 구입했다”고 했다.

숨어 있는 코로나19 환자와 같은 새로운 감염원은 보건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다. 환자가 방역망 밖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게 돼 지역사회 감염이 크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원인 미상의 확진자를 계기로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다시 고조되고 있으나 여전히 이 부부의 감염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방역 당국은 이들 부부가 함께한 동선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두 사람의 발병일이 근소한 차이라 같은 감염원에서 부부가 동시에 옮았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30번째 확진자는 배우자와 강북서울외과의원에 동행하기도 했고, 고대안암병원도 함께 갔기 때문에 추가 접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방극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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