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판사 7명에 대해 3월 1일자로 재판 복귀 결정을 내렸다. 심상철·이민걸 판사는 대구고법, 임성근 판사는 부산고법, 신광렬 판사는 사법정책연구원으로 발령났다. 조의연 판사는 서울북부지법, 성창호 판사는 서울동부지법, 방창현 판사는 대전지법에서 재판을 맡게 됐다. 이들 가운데 4명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심이 예정돼 있고, 3명은 아직 1심 재판도 받지 않았다. 유일하게 이태종 판사만이 사법연구를 연장했다. 대법원은 “사법연구기간이 장기화하고 있고 형사 판결이 확정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사법연구는 판사가 재판 대신 국내외 사법 분야를 연구하는 것으로, 사실상의 무보직이다. 대법원이 이들 판사에게 사법연구를 명한 이유가 있다. 사법농단이라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으로 형사 재판을 받게 될 법관이 계속 재판 업무를 맡는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의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 그런데도 대법원 눈에는 우려가 말끔히 가신 것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재판 개입 의혹으로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임성근 판사의 경우 죄는 물을 수 없어도 위헌적 행위를 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징계 사유에도 해당된다고 했다. 헌법을 위반한 판사가 그보다 하위 개념인 법을 위반한 피고인을 재판한다면 재판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피고인들이 이들의 판결에 승복할지도 의문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8년 9월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사법농단 의혹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들 문책이 필요하다는 게 확고한 생각”이라고 강조했었다. 김 대법원장 공언대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문책이 이뤄졌는지 묻고 싶다. 사법연구가 문책인가. 7명의 판사는 여전히 피고인 신분이다. 이들이 설 곳은 재판장석이 아닌 피고인석이다. 최종 판결이 나온 뒤 이들의 재판 복귀 여부를 판단하는 게 옳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