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환자 발생 한 달이 다가온 1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영화관(왼쪽)과 중구 명동의 한 카페가 텅 비어 있다. 전국의 주요 관광지와 오락시설은 코로나19 탓에 여전히 발길이 끊긴 상태다. 권현구 기자

18일 찾은 서울 중구 명동 거리는 ‘보릿고개’였다. 불과 한 달 전까지 중국말이 복작대던 거리에는 일본말만 간간이 들렸다. 한 대형 화장품 매장 앞에서 행인에게 핸드크림을 발라주던 직원(33)은 “손님들과 접촉해 병이 옮을 수도 있다는 건 안다”면서도 “병에 걸릴까봐 무서운 마음보다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한 달째를 맞은 한국사회의 일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하고 범정부적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등 힘을 쏟고 있지만 감염의 공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날 명동의 상인들은 당장 폐업을 걱정할 정도로 매출이 줄고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개학을 앞둔 학교와 학부모들 역시 두려움에 움츠려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은 명동 상권 일대는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상인들은 수입의 80%가량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명동 일대는 수년 전부터 대학생 등 내국인 손님이 끊기고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을 차지해온 터라 타격이 더욱 크다. 한 음식점 업주는 “매장들은 보증금에서 월세와 인건비를 충당하면서 근근이 버티고 있다”며 “전기료를 미납할 정도로 쪼들리는 점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국산 화장품을 판매하는 매장 직원 최모(30)씨는 “과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있었을 당시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고 말했다. 한 의류매장 직원은 “매출 60%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인 ‘보따리상’ 관광객들이 요즘에는 없다시피 하다”며 “결제 건수 자체도 예전에 하루 200건 정도였던 게 최근에는 20건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개학을 코앞에 둔 각급 학교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에 휩싸여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개학 후 학교에 보내야 하는지 망설이는 중이다. 교육부는 개학 연기 결정을 각 학교 자율로 맡겨놓았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서울 양천구 주민 박모(39)씨는 “교육부가 명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다 보니 학교에 따라 개학 연기 여부가 엇갈린다”며 “감염 우려가 다시 커진 시점에서 개학하더라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들은 봄방학 전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했지만 새학기 개학을 하면 나눠줄 물량을 다시 확보해야 한다. 서울 강남구 한 초등학교 교장은 “우리 학교뿐 아니라 모든 학교가 전반적으로 개학 뒤 사용할 일회용 마스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들 물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다 보니 마스크 수요가 많아 주문이 밀려 있다. 개학 전에 도착하지 않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어린이집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어린이집 입학을 앞둔 학부모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입학을 취소할 경우 순서가 다시 뒤로 한참 밀릴까봐서다. 한 학부모는 “나중에 입소하면 자리가 없을까봐 일단은 아이를 보내놓고 수업일수만 채워서 일찍 하원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카페 등 공공장소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을 둘러싸고 혼란이 일었다. 환경부는 지난 5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각 지방자치단체가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 공항 매장에서 이를 허용했지만 지자체별로 범위는 제각각이다.

조효석 박구인 황윤태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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