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애스트로스 호세 알투베가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스프링캠프지에서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올해 메이저리그(MLB)는 ‘휴스턴 VS 반(反) 휴스턴’ 시즌이 될까.’

빅리그를 강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파문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MLB 차원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휴스턴 선수들의 반성없는 태도로 시간이 흐를수록 휴스턴에 대한 선수들의 반감이 치솟는 중이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빈볼과 노골적 야유까지 예고하면서 2020시즌이 휴스턴 성토로 얼룩질 조짐마저 나온다.

지난해 11월 일부 언론 및 전 휴스턴 투수 마이크 파이어스 등은 휴스턴이 2017시즌 경기를 비롯, 그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당시 전자 기기 혹은 쓰레기통을 이용해 상대 팀의 사인을 훔쳤다고 폭로했다. 이에 MLB 사무국은 조사에 착수한 뒤 휴스턴 단장과 감독에게 1년간 무보수 자격 정지 처분과 500만 달러의 징계를 내렸고 구단은 이들을 해고했다.

야구계와 팬들은 사무국 조치에도 선수들에 대한 징계가 없고 우승트로피 박탈 등의 제재가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게다가 휴스턴 선수들의 적반하장격 언행도 사태를 더욱 키웠다.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는 스프링캠프에서 “나도 사인을 훔쳤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말조심해라. (사인 훔치기를) 내부 고발한 파이어스도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7년 11월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기뻐하고 있는 휴스턴 선수들. ‘사인훔치기’가 적발된 휴스턴의 반성 없는 태도로 ‘반 휴스턴’ 기조가 형성되고 있다. AP뉴시스

가장 분노한 이들은 2017시즌 휴스턴에 패한 팀의 선수들이다. 그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패한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는 19일(한국시간) “휴스턴은 우리를 속였고 정당하게 이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2017시즌 월드시리즈 준우승팀 LA 다저스의 저스틴 터너는 “(솜방망이 징계로) 이제 월드시리즈에서 속임수를 써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한국 선수들도 목소리를 냈다. 2017시즌 당시 다저스 소속이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야구선수라면 야구를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는 “휴스턴을 더 이상 존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미국프로농구(NBA) 최고 스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도 이날 트위터에 “누군가가 우승을 하기 위해 나를 속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무척 화가 날 것”이라며 사인훔치기를 비판했다.

개막 이후에도 여진은 이어질 것 같다. 다저스 팬들은 4월 4일 에인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휴스턴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사기꾼들’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휴스턴에게 야유를 하기로 했다. 휴스턴 시즌 티켓을 소유한 한 팬은 “휴스턴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팬들도 속였다”며 휴스턴에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 타 구단 투수들이 대놓고 휴스턴 타자에 대한 빈볼까지 예고하자 휴스턴 코칭스태프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최근 “휴스턴의 2017시즌 우승 트로피를 박탈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우승 트로피는 그저 ‘금속 조각(piece of metal)’일 뿐”이라고 답했다가 사과하는 촌극을 빚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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