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러시아인 중국인을 각각 태운 우주선 3대가 화성을 향해 날아갔다. 공교롭게도 이들 우주선은 한날한시에 화성에 도착했다. 지구에서 그렇듯 세 나라 우주인은 서로를 싫어하거나 믿지 않았다. 그러나 화성의 희한한 풍경 앞에선 모두가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화성의 밤은 너무 추웠다. 지구는 아주 멀리서 별처럼 반짝거렸다. 우주인들은 저마다의 언어로 엄마를 불렀다. “마미”(미국인) “마마”(러시아인) “마~마”(중국인). 그제야 이들은 자기들이 “똑같은 느낌으로 엄마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주인들은 팔이 여섯 개나 달린 화성인을 만나는데, 땅바닥에 떨어져 떨고 있는 새를 보며 울고 있는 화성인을 보고서야 화성인도 지구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는다. “물 한 병을 화성인에게 선물했습니다. 화성인은 아주 행복한 얼굴로 병 속에 코를 집어넣고 들이마셨습니다. 그러고는 맛은 좋은데 머리가 조금 어지럽다고 했습니다. 지구인들은 이제 놀라지 않았습니다. 서로 달라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희한한 스토리의 동화를 써낸 주인공은 한때 세계 최고의 지성으로 통한 이탈리아 학자 움베르토 에코(1932~2016·사진)다. 책은 에코가 남긴 유일한 동화책으로 저렇듯 우주인의 이야기가 담긴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 외에도 전쟁과 평화에 관한 동화 ‘폭탄과 장군’, 환경 문제를 다룬 ‘뉴 행성의 난쟁이들’이 실려 있다. 에코가 미래 세대인 아이들에게 남긴 선물 같은 책인 셈이다.

번역은 에코가 이탈리아 볼로냐대 교수로 있을 때 에코의 지도를 받았던 김운찬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에코의 이야기 세 편은 어린이든 어른이든 우리 모두가 함께 읽어 보아야 할 이야기”라며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우리 마음속에 새로운 희망의 새싹을 심어주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삽화를 맡은 화가 에우제니오 카르미의 그림도 인상적인 책이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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