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요리해 먹는 1인 가구가 늘면서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간편식 콘텐츠를 앞세운 요리 예능들도 활기를 띠고 있다. 사진은 한국인의 대표 비상식량 라면을 콘텐츠로 활용한 예능들. 유재석이 이끄는 MBC ‘놀면 뭐하니’의 인생라면 특집(위쪽)과 강호동의 유튜브 기반 예능 ‘라끼남(라면 끼리는 남자)’. 방송화면 캡처

이 라면, 초록 면발이 탱탱하고 국물은 시원하다. 사각사각한 김치를 곁들이거나 따스한 밥 한 공기 말아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탄 이 라면은 ‘파래탕면’. 스타가 개발한 음식을 전국 편의점에서 선보이는 KBS 2TV 예능 ‘신상출시 편스토랑’(편스토랑)의 네 번째 우승 메뉴다. 방송인 이영자가 만든 이 메뉴는 지난주까지 편의점 CU에서 3주 내내 컵라면 매출 1위를 달렸다.

‘1인 가구’ 붐에 맞춰 그간 가지각색 요리 예능이 안방을 찾았다. ‘냉장고를 부탁해’ ‘현지에서 먹힐까’ ‘수미네 반찬’…. 요리 전문가들이 빚어내는 요리에 군침이 돌지만, 시도는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귀한 재료와 현란한 요리 솜씨에 덜컥 겁이 나서다. 근래는 이런 시청자를 위해 예능도 편스토랑처럼 간편식에 눈뜨고 있다.

최근 예능 핵심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간편식으로 한국인의 비상식량 ‘라면’이 있다. 김태호 PD의 예능 MBC ‘놀면 뭐하니’가 신인가수 유산슬(유재석)의 트로트 도전기(뽕포유)에 이어 선보인 인생라면 에피소드가 대표적이다. 유재석의 1인 라면집 운영기로 시청률 10%(닐슨코리아)를 넘겼다. 당황하는 유재석의 모습, 박명수 이효리 등 게스트의 입담만큼 이목을 끈 건 역시 유산슬 라면 등 맛깔스러운 라면들이었다. 아주 소박한 조리법을 자랑하는데, 가령 이연복 셰프에게 전수받은 간짜장 라면은 짜장 라면에 양파와 돼지고기를 살짝 더한 게 전부다.

유튜브 기반 예능인 나영석 PD의 ‘라끼남(라면 끼리는 남자)’ 역시 라면을 앞세운 콘텐츠다. 소문난 라면 애호가 강호동이 오로지 ‘라면을 맛있게 먹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모습을 10분 내외로 풀어낸다. 대게라면, 굴라면, 파채라면 등 라끼남에서 선보인 많은 라면 레시피가 큰 인기를 끌었다. 에피소드별 조회 수도 최소 수십만 회에 달하는데, 온라인에도 ‘강호동표 라면’을 끓여본 블로거 후기가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이처럼 간편 조리 음식들이 예능 전면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콘텐츠 수용방식의 변화를 배경으로 꼽는다. 많은 관객이 ‘기생충’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극 속 ‘짜파구리’를 직접 끓여 먹었듯이,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것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참여가 가능해야 한다는 게 예능을 포함한 요즘 콘텐츠의 성공법칙”이라며 “편의점 음식은 사 먹을 수 있고, 라면도 직접 끓일 수 있다. 저렴하고 흔해 체험하고 온라인에 공개하며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고 인기 이유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조리과정이 쉬운 라면은 특히 출연진 누구나 끓일 수 있고, 모두가 맛을 아는 탁월한 예능 소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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