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왼쪽부터)가 20일 국회에 마련된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장으로 가고 있다. 황 대표는 서울 종로 공천 신청자들과 함께 면접을 봤고,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는 ‘단독 면접’을 치렀다. 김지훈 기자, 뉴시스

‘대구·경북(TK)에 눈물의 칼을 휘두르겠다’던 김형오(사진)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언이 현실화되고 있다. 동료 의원들의 불출마 행렬에도 복지부동하는 모습을 보였던 TK 의원들이 연달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나선 것이다. 당 지도부인 김광림 최고위원(3선, 경북 안동), 황교안 당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 최교일 의원(초선, 경북 영주·문경·예천)이 나란히 불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명예로운 퇴진’과 ‘컷오프’(공천 원천 배제) 중 하나를 택하라는 김 위원장의 엄포가 TK에서도 통하면서 미래통합당의 인적 쇄신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깨끗한 마음으로 12년 정치 여정을 마무리하고자 한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미래통합당 지도부의 불출마는 김 최고위원이 처음이다. 최 의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당의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로써 전날 불출마를 선언한 장석춘 의원(경북 구미을)을 포함해 TK 불출마자는 총 5명이 됐다. 대구 달서병 출마를 선언한 비례대표 강효상 의원은 서울 강북 험지 출마로 방향을 선회했다. 하루 새 TK에서만 두 명의 불출마자가 나오면서 ‘TK가 식민지냐’며 물갈이에 반발하던 기류가 순식간에 반전되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의 ‘압박 전술’이 효과를 거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주말부터 TK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명예로운 퇴진을 해 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예정됐던 대구 지역 공관위 면접이 연기된 것을 두고도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시간끌기라는 해석이 많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진박(眞朴·진짜 박근혜계) 공천의 진원지였던 TK를 물갈이하는 것이 개혁 공천의 성패를 가늠하는 척도인 만큼 김 위원장 본인도 쉽게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TK 의원들도 컷오프 명단이 공개되지 않고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도록 모양새가 갖춰지면서 불복할 명분을 잃는 모습이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도 사전에 김 위원장, 공관위원들과 접촉해 물밑 조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당내의 아주 작은 잡음도 큰 소음으로 울릴 수 있는 엄중한 시기”라며 단결을 강조했다.

공관위는 이날 황 대표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잠룡급 인사들에 대한 공천 면접 심사도 진행했다. 서울 종로에 공천을 신청한 8명의 후보와 함께 면접을 본 황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놀랄 정도로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고향 출마를 고수하며 공관위와 대립각을 세웠던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는 단독으로 면접을 봤다. 고향인 경남 창녕에서 양산 출마로 방향을 튼 홍 전 대표는 “나는 이미 고향 출마에 컷오프를 당한 셈”이라며 “양산을까지 컷오프를 당하면 정계은퇴나 무소속 출마 중에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김 전 지사는 현 지역구(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거취는 다음 주 발표될 전망이다.

심우삼 김용현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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