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 이대성이 지난 2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2019-2020시즌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대성(30·전주 KCC)은 지난해 소속팀 울산 현대모비스의 프로농구 통합우승에 기여하며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선수 인생의 최정점에 선 듯했다. 그러나 곧바로 시련이 찾아왔다. 올 시즌 초 ‘번아웃 증후군(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스트레스로 기력이 소진되는 것)’으로 경기를 제대로 뛰지 못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농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KCC와의 트레이드 주인공이 됐고 대표팀에서도 탈락했다. 1년 사이 환희와 좌절을 모두 겪은 이대성은 그러나 한결 성숙해진 모습으로 초심을 잊지 않고 재기를 다짐했다.

이대성은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레이드에 대한 소회부터 풀어갔다. 그는 “트레이드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많이 당황스러웠고 마음 정리가 쉽지 않았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새 팀에 대한 적응도 더뎠다. 이적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득점이 이적 전 경기당 13.5점에서 이적 후 11.2점으로 줄어드는 등 여전히 버거운 모습이다. 스스로도 “KCC의 기존 선수들과 손발이 맞는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더 시너지가 나야 하는데 결과가 그러지 않잖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가대표 출신 라건아와 함께 트레이드 될 당시 무조건 우승이라는 평을 받던 KCC가 이후 14승 14패로 5할 승률에 간신히 턱걸이하며 리그 4위(22승 19패)에 그쳐 있는 점도 이대성에게는 큰 스트레스다.

하지만 언제까지 낙담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농구를 처음할 때의 자세를 되새겼다. 이대성은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적인 플레이와 수비에 힘쓰려고 한다”며 “그저 좋은 상황을 많이 만들어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잔여경기들과 플레이오프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신의 포지션과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고 KCC에 맞는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익숙한 슈팅 가드에서 최근 전창진 KCC 감독의 지시에 따라 포인트가드를 맡고 있는 게 한 예다. 이대성은 “평소 공을 가지고 플레이를 많이 했는데 감독님께서는 제게 포인트가드로서 간결한 플레이와 볼 소유 시간을 줄일 것을 당부하셨다”며 감독의 주문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절친인 라건아의 부상으로 이대성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이대성은 “라건아는 팀에서 정말 중요한 선수여서 위기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한발씩 더 뛰어 공백을 메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질타를 많이 받았는데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며 버팁니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고 당장 잔여경기부터 팀의 상승세를 이끌어 보겠습니다.”

인터뷰 막판에 이대성은 23일까지 열리는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예선에 나선 대표팀 후배들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대성은 “저같은 경우 대표팀 경기에서는 더 열심히 뛰게 되더라”며 “그런데 그러다보면 다칠 수 있다. 최선을 다하되 부디 건강히 돌아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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