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모두의 건강과 일회용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일 마스크를 쓴 채 다니다 보니 숨쉬기 불편하다. 마스크 없이 다니려 해도 몸이 먼저 긴장한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되고, 전 세계적으로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질병이 빈번해짐을 몸이 먼저 안 듯하다.

코로나19는 원래 인간을 위협하지 않던 바이러스였다. 박쥐 등이 종의 벽을 넘어 우리를 위협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우리 책임이다. 인수공통감염병 대부분이 우리가 창조세계를 파괴하고 인간 중심으로 자연을 길들이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변형돼 생긴 질병이다.

기후 위기와 그로 인해 확산되는 전염병처럼, 코로나19도 인간이 교만해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한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이 거룩하게 구분한 것, 선악과와 생명나무를 침범함으로 피조물이 극심한 고통에 빠진 것이다. 하나님의 심판이나 자연이 보낸 경고라기보다, 신음하는 피조물이 자신의 몸을 던지며 하나님의 자녀에게 보내는 구조신호라고 보는 게 맞지 싶다.

그런데도 지구는 여전히 우리 필요를 채워주고 있다. 안타까운 건 필요 이상의 선악과를 취하는 것을 멈춰도 시원치 않을 판에, 또 다른 하나님 영역인 생명나무까지 탐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종식된 호주 산불만 봐도 타버린 숲이 남한 면적만 하다. 10억 마리의 야생동물이 제 수명을 못 살고 죽은 것도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 듯하다.

코로나19가 심각 단계에 이르기 전부터, 우리의 일회용품 사용은 계속 늘고 있었다. 불편하지만 생명을 택했기에 큰 노력을 들이며 줄여온 일회용품이다. 지난해엔 2021년부터 카페 일회용 컵 무상 제공, 포장과 음식 배달에서 일회용 식기류 무상 제공을 금지하고 친환경 소재 또는 다회용기로의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정부 발표도 있었다.

그런데 이달 초 정부가 코로나19 중점관리가 필요한 공항과 항만, 기차역에 일회용품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후 일반 카페나 식당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늘고 있다. 한시적이라는 전제하에 지자체가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해서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것이라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는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식기를 깨끗하게 잘 씻으면 예방이 가능하다는 전문가의 소견도 있다. 이 시기를 식품과 식기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고, 개인 컵(텀블러)이나 수저를 가지고 다니는 등 더 철저히 지구를 위한 습관을 정착시키는 기간으로 삼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그간 고통에 신음하는 자연이 우리에게 보내는 구조신호에 둔감한 채 달려왔다. 이대로 달리다 보면 지구는 더 큰 위기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우리가 위기를 위기로 받아들이고 행동할 때까지 보낼 것이다. 지금 당장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해야 하는 절박함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다만 이뿐 아니라 기후 위기로 인한 전염병 모두에 책임을 느낀다면 긴급히 대응하되, 멀리 내다볼 필요도 있다.

얼마 전 기후 위기로 사라진 호주의 숲과 야생동물들, 그리고 지금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의 신음에 귀 기울이자. 우리가 의뢰하는 하나님이 구할 것이라 믿는다. 지나갈 것이다. 그의 깃으로 덮으시고 날개 아래에 피하게 할 것이다.(시 91:3~4)

두려운 건 우리가 지금껏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한 것들로부터 돌아서지 않는 것이다. 계속 지구와 그 안의 생명을 해치며 인간 중심의 삶을 산다면, 사스나 메르스에 이어 나타난 이번 코로나19처럼 전염병은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지구와 골고루 풍성하게 살도록 공생공빈(共生共貧)의 길을 걷길 소망한다.

유미호(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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