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김정은 살인하는 독재자… 러브 레터 주고 받지는 않을 것”

“당선 땐 만날수 있다” CBS 인터뷰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AP뉴시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살인하는 독재자(murdering dictator)’라고 지칭했다. 샌더스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해 개인적 신뢰를 표현한 것을 비판하며 이 같은 단어를 사용했다. 샌더스 의원은 “트럼프와 달리 나는 김정은이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살인하는 독재자와 러브레터들을 교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에 당선되면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23일(현지시간) 방영된 미 CBS방송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면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샌더스는 이어 “나는 하늘 아래 모든 것에 대해 트럼프를 비판해 왔다”면서 “그러나 내게 있어 적대적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샌더스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 “불행하게도 트럼프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그 회담에 들어갔다”면서 “나는 그것이 사진찍기용이지, 성공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외교적 작업이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전 세계의 적들과 함께 앉는 것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샌더스는 지난해 9월 워싱턴포스트(WP)가 민주당 경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도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합의를 향해 나아가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정을 내린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샌더스는 이번 ‘60분’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의향을 재확인한 것이다.

샌더스는 치밀한 사전준비 없이 추진됐던 ‘트럼프식’ 북·미 정상회담을 비판하면서도 김 위원장과의 만남 자체에는 여전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미 간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쳐 북한 비핵화 성과가 가시화될 때 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의향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신뢰에 의존해 정상 간 담판으로 합의점을 모색했던 ‘톱다운’ 방식과는 대비되는 대북 접근법이다.

뉴욕타임스가 자체적으로 실시해 지난 10일 보도한 설문조사에서도 샌더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시작한 개인적 외교를 지속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북한이 핵무기 연료인 핵분열물질 생산을 동결할 경우 이에 대한 보상으로 대북 제재를 점진적으로 해제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샌더스는 “그렇다”고 밝혔다.

샌더스는 ‘60분’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중국이 대만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취할 경우 개입할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중국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샌더스는 “나는 침략을 용납하지 않고, 우리가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전 세계 모든 나라에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샌더스는 또 “원치는 않지만, 대통령 당선 이후 군사행동이 필요한 상황이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 국민과 우리 동맹에 대한 위협에 대해 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믿는다. 나는 (미국이) 홀로 하지 않고, 다른 나라들과 연합해 함께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과 다른 시각을 보였다.

샌더스는 아이오와주·뉴햄프셔주·네바다주에서 실시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초반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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