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24일 오후 폐쇄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참석자가 코로나19 확진자로 밝혀지면서 이날 국회 전면 방역과 이를 위한 시설 폐쇄가 결정됐다. 24~25일 본회의 일정도 전격 취소됐다. 감염병 사태로 국회가 폐쇄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회는 26일 오전 9시에 다시 문을 연다. 최종학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 사태가 대한민국을 멈춰 세웠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국회 방문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회는 24일부터 임시폐쇄 조치에 들어갔다. 2월 임시국회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고, 50일 앞으로 다가온 4·15 총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확진자와 관련된 기업과 금융기관 등 곳곳에서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상태)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되고 국민들이 불안감으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문화예술계와 스포츠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5일 국무회의 직후 대구로 내려가 방역 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하기로 했다.


여야는 이날 정치·외교 분야 대정부 질문을 위한 국회 본회의를 전격 취소하고 오후 6시부터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 등을 임시 폐쇄했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에서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토론회 참석자가 코로나19 확진자로 밝혀짐에 따라 국회에 대한 전면 방역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야 3당 교섭단체 대표들과 협의를 거쳐 결정했다. 이날부터 26일 오전 9시까지 총 39시간 동안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 국회도서관 등의 시설이 폐쇄된다. 감염병으로 국회가 폐쇄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회 필수 인력은 개관을 앞둔 소통관에서 업무를 볼 계획이다.

4월 총선을 앞둔 각 정당의 활동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우리 당은 대면 접촉 선거운동을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하고 온라인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같은 당 전희경, 곽상도 의원 등은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석했던 사실이 확인되자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받았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도 선거운동을 취소하고 진단 검사를 받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기업들의 생산·연구 현장도 잇따라 멈춰 섰다. LG전자 인천캠퍼스 연구동은 직원 가족이 확진자로 판정받음에 따라 이날 하루 폐쇄됐다. 확진자 방문 이력이 드러난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의 매장 임시 폐쇄 조치도 이어졌다. 하나은행 경북 포항지점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근무했거나 방문했던 시중은행들도 속속 폐쇄하고 있다. 확진자 발생으로 이틀간 생산설비를 중단했던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이날 오후부터 재가동됐다.

각급 학교 개학이 1주일 연기됨에 따라 당장 맞벌이 학부모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을 제공키로 했다. 유치원은 학부모 의견을 반영해 방과후 과정을, 초등학교는 수요 조사를 거쳐 돌봄교실을 각각 운영한다. 법원행정처는 이날 전국 법원에 휴정을 권고했다. 법무부도 전국 교정시설과 소년원에서 면회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문화예술계와 스포츠계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불안감으로 완전히 얼어붙었다. 공연장이나 극장을 찾는 관객의 발길이 끊겼고, 공연이나 영화 개봉 일정을 연기·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스포츠계 역시 무관중 경기를 치르거나 시즌을 조기 중단한 종목이 나오고 있다.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인 KBS는 비상방송체제에 돌입했다.

정 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구 현장 방문 의사를 밝힌 뒤 “현재 상황은 단순히 대구·경북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문제”라며 “중앙과 지방을 구분하지 않고 범정부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나래 양민철 박구인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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