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상훈 윤정희 부부 (18) “집도 핵교유~” 중학교 입학 전 1년간 아빠와 홈스쿨

사춘기 접어들자 “왜”라고 질문 공세… 함께 공부하며 성경 속 이야기 등 진솔한 대화 나눠

캐나다에 유학중인 첫째 하은이(오른쪽 세 번째)가 2018년 10월 새 가족이 된 아홉째 윤이(왼쪽 네 번째)를 보러 일시 귀국해 강릉 전통시장에서 동생들과 어묵을 먹고 있다.

열한 명 아이들 가운데 아들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우리 부부는 고민에 빠졌다. 저학년 때는 대화만 해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던 아이들이 고학년에 올라가면서는 ‘왜’라고 질문하기 시작했다. “왜 우리 집만 아이들이 핸드폰 없어야 해” “왜 우리 집은 텔레비전을 안 보는데” “왜 우리는 컴퓨터를 안 하는 거야” “왜 우리는 게임을 하면 안 되는데”….

수없이 질문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내와 나는 기도하며 주님의 지혜를 구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아이들은 세상 문화를 더 즐거워하고 재미있어했다. 주일에 교회 가서 예배드리면 월요일까지는 교회에서 배운 노래를 부르다가 화요일부터는 친구들이 부르는 랩이나 아이돌 히트곡을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부르지 마라” “세상을 따라 하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안 된다” “하지 마라”는 말이 많아질수록 아이들은 반항하려 했다. 그러다 내가 아내에게 말했다.

“난 우리 아이들이 중학교에 올라가기 전에 1년 정도는 가정과 교회 안에서만 자랐으면 좋겠네유. 그래서 부분적으로 6학년은 홈스쿨을 했으면 좋겠구먼유.”

아내는 “그럼 하은 아빠가 아이들 델꾸 다니며 공부도 하고 운동도 시키고 해야 하는데 할 수 있겠남유”라고 되물었다. 나는 “괜찮아유. 마누래가 도시락 싸는 게 힘들지만 않다면 중학교 올라가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싶구먼유”라고 답했다.

그렇게 해서 우리 집 독특한 교육 방식인 홈스쿨이 시작됐다. 1년 정도 내가 사역하는 강릉아산병원 원목실에서 함께 공부하며 성경 인물에 관해 이야기도 하고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아이들이 배워야 할 지식은 인터넷 강의나 여러 학습지를 통해서도 익힐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가정 안에서 형제자매와 함께하며 배우는 교육이었다. 이때부터 내가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생겼다. “집도 핵교유~.”

집안일 역시 아이들 특징에 맞게 역할을 분담했다. 한결이는 무얼 시켜도 벌떡 일어나 아내의 심부름을 잘한다. 윤이도 한결이를 도와 쓰레기 버리는 일을 참 잘한다. 다니엘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해 선물 받은 음식이 있으면 교회 사택의 다른 목회자 가정에 배달하는 일을 시킨다. 그러면 쏜살같이 다녀온다. 동생들과도 몸으로 잘 놀아준다.

햇살이는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해 동생들 다칠까 봐 주변을 돌봐주는 일을 자처한다. 사랑이와 요한이는 참 꼼꼼해서 청소에 특기를 보인다. 열 번째 하나는 신발 정리를 잘하고, 막내 행복이는 양말 짝 맞춰 놓는 일을 잘한다.

우리 집은 엄마 일을 돕는다고 말하지 않는다. 함께 사는 가족이니까 서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생각한다. 누나들 대신 아들들에게 청소를 맡긴다. 나중에 며느리들에게 “남편을 잘 가르쳐 줘 고마워요”란 말을 듣는 게 아내의 바람이다.

정리=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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