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숙주 신천지, 신도 명단 조건없이 공개하라

교회 위장 잠입으로 감염 피해 급증

울산시 남구 무거동 신천지 집회장소 출입문에 25일 시 관계자가 폐쇄명령서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가 정체를 숨긴 채 교회에서 활개 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한국교회와 사회가 코로나19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려면 24만명의 신천지 신도 명단 공개가 최선책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천지는 그러나 신도 명단을 보건 당국에 제출하면서 ‘외부 유출 금지’를 조건으로 달았다.

교회 잠입한 위장 신도가 감염시켜

25일 교계 등에 따르면 부산 온천교회 확진자 23명 중 일부가 신천지 신도로 확인됐다. 그동안 정부는 온천교회 코로나19 집단감염 원인 파악에 주력해 왔다.

부산 최초 확진자이자 온천교회 최초 확진자인 A씨(19)는 이번에 귀국한 우한 교민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A씨의 아버지는 충남 아산에서 14일간 격리됐고 여러 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의문이 제기됐다.

온천교회 확진자 중 일부가 신천지 신도로 밝혀지면서 A씨 역시 이들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이 커졌다. 확진자인 온천교회 청년들은 최근 1박2일 일정으로 교회 5층 소강당에서 진행된 자체 수련회에 참가했다. 신천지 신도 역시 이 수련회에 추수꾼으로 참석했다. 이들은 신분을 숨긴 채 이 교회 청년부에 위장 잠입해 비밀리에 포교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의 B목사는 “온천교회는 바이러스 확산을 위해 교인 명부를 제출하고 성도들은 사업장 폐쇄, 자가격리 등으로 정부의 예방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면서 “하지만 신천지는 뻔뻔스럽게도 끝까지 감염 사실과 자신의 정체를 숨겼다”고 개탄했다. 이어 “신천지는 그동안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종교단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면서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막고 추가 감염자를 막고 싶다면 전체 신도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 당국 예방활동 비웃으며 활개

반사회적 종교집단 안에서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것은 신천지의 기괴한 교리와 포교활동 때문이다. 신천지 신도들은 육체영생(肉體永生) 교리 때문에 질병 감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게다가 정통교회를 ‘숙주’ 삼아 성도들을 미혹하는 포교작업을 인생 최대의 목적으로 여기기 때문에 신분 노출은 사망선고나 다름없다.

신천지에서 지난해 6월 나온 C씨(21)는 “신천지 신도들은 가족들에게 들키지 않는 것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긴다”면서 “보건 당국의 신도 명단 요구에 한동안 불응했던 것은 교회에 잠입한 추수꾼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처럼 신천지 신도에게 신변 보호는 바이러스 예방보다 우선이다. 보건 당국의 설득과 예방활동을 비웃으며 피해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현기 대구 동일교회 목사는 “몇 년 전부터 동일교회 부설 이단대책연구소에선 신천지의 포교 장소를 꼼꼼하게 조사해 놨다”면서 “이번에 신천지 발표를 보니 위장 문화센터는 숨겨놨다. 반사회적 종교집단이 이번 사건을 대충 넘어가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고 목청을 높였다.

오 목사는 “대구만 해도 신천지가 코로나 ‘숙주’ 역할을 하고 있지만, 대구 교계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추수꾼들이 전국교회에 흩어져 ‘한국교회도 감염에 책임이 있다’며 물타기를 한다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평식 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은 “신천지 신도 24만명 명단 공개야말로 코로나19 사태를 조기에 잠재울 수 있는 최선책”이라면서 “국민의 생명권 보호를 위해 반사회적 종교집단의 비윤리적 종교활동은 얼마든지 제한해도 된다. 정부가 특단의 결정을 내릴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백상현 황인호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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