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상훈 윤정희 부부 (19) 우리 집은 ‘한 달 살이 가족’… 통장 잔액 모두 이웃 돕기

매년 겨울 되면 연탄 배달 봉사 등 아이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 도와… 아내는 인세 기부로 나눔 실천해

김상훈 목사(뒷줄 왼쪽) 가족이 지난해 2월 강원도 강릉에서 연탄 봉사를 하며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소외된 어르신 가정엔 지금도 연탄보일러를 때는 집이 많다. 7년 전 아이들과 처음으로 연탄을 배달하던 날부터 우리 가족은 지금까지 겨울만 되면 쉬지 않고 연탄을 배달한다. 인원수가 많은 우리는 연탄은행으로부터 봉사자가 급히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으면 아이들과 총출동한다. “강릉연탄은행 홍보대사는 우리 집이여”를 외치며 아이들이 연탄을 거뜬히 나를 때, ‘언제 이렇게 자라서 어른 몫까지 감당하나’ 속으로 되뇐다. 그저 흐뭇하고 행복하다.

연탄을 배달하는 날은 늘 아이들과 외식을 한다. 칼국수나 자장면처럼 소박한 메뉴가 주종이지만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 한결이가 “우와~ 오늘은 칼국수 먹는 날”이라고 신이 나서 소리치자, 아내는 “너는 연탄을 배달하는 게 좋은 거니, 아님 칼국수를 먹어서 좋은 거니”하고 물었다. 한결이가 “엄마, 나는 아직 어린인가 봐. 먹는 게 더 좋아”라고 하자, 다니엘은 “연탄을 배달하니 칼국수를 먹는 거야. 그러니 연탄 배달이 좋은 거지”라고 정리한다. 다시 한결이가 “아냐 다니엘 형. 나는 칼국수가 더 좋아”라고 말하자, 하선이가 결론을 냈다. “그럴 때는 둘 다 좋다고 하는 거야.”

아내는 내가 50대에 목사 안수를 받을 때 하나님께 약속했다. 통장의 잔액을 다음 달로 이월시키지 않겠다고 말이다. 우리 집은 한 달 살이 가족이라고 선포한 것이다. 조금이라도 잔액이 남으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쪽으로 흘려보낸다.

이 때문에 홀로 사는 어르신 추석 음식 나눔도 재정이 모자라 하선이의 50만원으로 시작해야 했다. 평생 모아온 용돈을 내놓은 아이의 마음을 기억하면서 지금은 가족 지정 나눔으로 바꿔 매주 정기적으로 반찬을 만들어 어르신들께 배달한다.

아내 윤정희 사모는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을 계속해서 글로 써왔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느끼는 행복과 주님이 주시는 사랑에 대한 깨달음을 엮은 이야기들인데 이 역시 세상을 향해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졌다. ‘하나님 땡큐’(규장, 2012)의 인세는 어려운 목회자 가정의 자녀 학자금으로 전액 후원했다. ‘하나님 알러뷰’(규장, 2014)는 션 정혜영 부부가 앞장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캠페인에 전액 기부했다. 이번 기고의 근간이 된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두란노, 2016)와 ‘길 위의 학교’(두란노, 2019)의 인세 역시 각각 CGN TV 전파 선교비와 입양 자녀들을 위한 행사 후원금으로 기부했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한다. 하나님은 무엇이든 순환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원하신다. 그래서 봉사와 나눔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가진 자들이 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 돼야 함을 알게 됐다. 내가 아이들과 홈스쿨을 하며 “집도 핵교유~”하고 외쳤다면, 아내와 아이들은 행동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눔도 핵교유~”

정리=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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