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두려워도 굶길 수 없지요”

인천제2교회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사랑나눔터’, 공공기관 급식 중단하자 하루 방문 140명으로 늘어

인천제2교회가 운영하는 인천 도원동 사랑나눔터에서 지난 20일 봉사자들이 식판에 밥과 반찬을 나눠 주고 있다.

인천 도원동 골목에는 오가는 사람이 드물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0일 인적이 드물어진 거리를 지나 이곳 무료급식소 ‘사랑나눔터’를 찾았다.

급식소 입구 계단에는 노인 서너 명이 마스크를 쓴 채 줄을 지어 앉아 있었다. 식사가 시작되기까지 1시간도 더 남았다. 줄은 금방 수십 명으로 늘었다. 행인도 없는 바깥 거리와는 딴판이었다.

급식소에 들어가니 다섯 명의 봉사자들이 식사 준비로 바빴다. 식탁을 소독하던 봉사자가 기자를 보더니 체온계를 가져와 온도를 쟀다. ‘36.4도, 통과!’

“코로나 때문에 여기서 밥 먹는 사람이 오히려 더 늘어났어요.”

식사 준비를 총지휘하는 조건식 권사의 이야기다. 조 권사는 “요즘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급식소들이 문을 닫는 바람에 밥 먹을 곳을 찾아 여기까지 오는 분이 많다”며 “이전에는 100명 안팎이 찾아왔는데 요즘은 140명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랑의나눔터는 인천제2교회(이건영 목사)가 2014년부터 운영해 온 무료급식소다. 일주일에 세 번 점심 때 식사를 제공한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변함 없이 문을 열고 있다. 이건영 목사는 “코로나19 때문에 급식을 계속 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봉사자들이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맛있게 밥 먹을 곳이 더 필요하다며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식사 시간이 돼 문을 열자 사람들이 줄줄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봉사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못 들어온다”며 일침을 놓았다. 낡은 마스크는 교회가 준비한 새 마스크로 바꿔주고 입구에서 손세정제로 소독한 뒤 체온을 측정했다.

이날 반찬은 취나물 버섯볶음 김치에 얼갈이 된장국이었다. 한 성도가 가져온 요구르트도 곁들였다. 깨와 참기름을 듬뿍 넣어 향긋한 나물 반찬에 군침이 돌았다.

신월동에서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고 왔다는 한 여성은 “평소 다니던 집 근처 급식소는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았다”며 “여기 교회도 걱정이 없지 않았을 텐데 문을 열어주고 집에서 차려주는 식탁처럼 반찬까지 정성껏 만들어줘 고맙다”고 말했다.

인천제2교회는 사랑나눔터 외에 무료 목욕탕, 사진관, 특수교육센터, 도서관 등을 운영한다. 일부 시설은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문을 닫았지만 사랑나눔터처럼 이웃에게 꼭 필요한 시설은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교회에는 중국인 교인들도 있다. 평소 130여명이 주일 예배에 참석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20여명으로 줄었다. 이 목사는 “우리 교회에 나오는 중국인 신자들은 국내에 계속 있었기에 바이러스 감염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한국인 성도들을 배려해 교회 출석을 자제하겠다고 해서 마음이 아팠다”며 “중국인 직원의 외출을 금지하는 사업장도 있다고 해서 그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글·사진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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