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쫓겨난 성지 순례객, 현지 한인교회가 섬겼다

예루살렘교회 여선교회, 여행 금지·출국 조치로 공항 내 대기 중인 한국인 김밥 등 제공하며 위로

지난 24일 오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국제공항에서 순례객들이 현지 한인교회인 예루살렘교회가 제공한 식사를 하고 있다. 예루살렘교회 제공

지난 24일 10시30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현지 한인교회인 예루살렘교회(채완병 목사) 여선교회 회원들이 전날 저녁부터 준비한 150인분의 식사를 한국인 성지순례객에게 전달했다. 김밥과 주먹밥, 미역국 등이 포함된 식사였다.

순례객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한국 방문자 입국 금지와 기존 관광객에 대한 여행금지 및 출국 조치에 나서면서 쫓겨나다시피 공항으로 나온 터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한 천주교 성지순례객이 귀국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받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순례객들은 순례일정이 갑작스레 모두 취소됐고 호텔과 식당에서도 나와야 했다. 자가격리 등 사실상 이동 제약이 이뤄지자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은 이스라엘 정부와 협의해 순례객들을 차례로 귀국하게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3대의 전세기를 제공했다.

채완병 목사는 2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1년 중 2월부터 4월까지 순례객이 가장 많은 시기인데 이스라엘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건 지난 17일이었다”며 “당시 이스라엘 내에 있는 한국인 성지순례객은 1600명에 달했다”고 말했다.

예루살렘교회가 순례객을 위한 섬김에 나선 것은 여행가이드로 일하는 성도들을 통해 순례객들의 어려움을 듣고서다. 교회는 지난 23일 저녁, 순례객을 위해 따뜻한 한 끼 음식을 제공하기로 뜻을 모으고 작은 섬김을 실천했다.

채 목사는 “순례객들은 샌드위치 등 간단한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였다”며 “한국 음식을 대접하니 너무 좋아했다. 대사관 직원을 통해 감사인사를 전해 온 이들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소식이 나오자마자 이스라엘 정부는 한국인 입국을 거부했다”며 “불편한 일이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이해 못할 조치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에는 800여명의 교민과 유학생이 거주한다. 예루살렘교회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파송을 받은 사역자와 유학생으로 구성된 신앙공동체다. 채 목사는 “코로나19 사태가 갑자기 우리 이야기가 되다 보니 한국을 위해 더 기도하게 된다”며 “아픈 분들이 빨리 회복되고 순례객 문제도 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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