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고난 속 맞은 사순절 “기도와 묵상 쉬지 말아야”

‘재의 수요일’에서 4월 12일 부활절까지 “신앙 굳건히 하고 회개하는 자세 필요”


고난의 절기로 불리는 사순절이 26일 ‘재의 수요일’로 시작됐다. 재의 수요일은 자신의 죄를 참회하는 의미로 머리에 재를 뿌리며 기도했던 교회 전승을 따라 만들어진 날이다. 사순절은 40일 동안 예수 그리스도가 겪었던 고난에 동참하는 절기로 부활절까지 이어진다. 올해 부활절은 4월 12일이다.

기독교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시작된 사순절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고난을 더욱 깊게 묵상하는 시간으로 삼으라는 조언이 많았다.

한희철 정릉감리교회 목사는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깊은 고난에 빠진 가운데 시작된 사순절에 고난의 영성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최근 ‘지킴 20 버림 20’(겨자나무)을 펴내고 신앙인이 사순절에 지킬 것과 버릴 것을 제안했다. 한 목사는 “정직함과 겸손, 손대접과 자기다움, 평화와 온유 등을 지키고 무관심과 분노, 조급함, 걱정, 과식, 탐욕, 위선 등을 버려야 한다”면서 “전염병 앞에서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묵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권했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재난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지닌 가장 큰 힘은 우리가 모두 하나님의 생명 안전망을 구성하는 ‘마디’ 중 하나라는 신앙적 감수성을 갖는 것”이라면서 “이 사순절에, 모든 마디들이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며 삶의 자리에서 드리는 예배와 경건한 삶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무는 시편 91편 1~4절 말씀을 인용해 “사순절에 우리의 모든 걸 하나님께만 의지하자”고 했다. 해당 구절은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사는 자여, 나는 여호와를 향하여 말하기를 그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내가 의뢰하는 하나님이라 하리니. 이는 그가 너를 새 사냥꾼의 올무에서와 심한 전염병에서 건지실 것임이로다. 그가 너를 그의 깃으로 덮으시리니 네가 그의 날개 아래에 피하리로다 그의 진실함은 방패와 손 방패가 되시나니”이다.

박종순 서울 충신교회 원로목사는 “전염 확산으로 교회 예배를 중단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신앙을 잃어서는 안 된다”면서 “큰 재앙이지만 목숨 걸고 신앙을 지켰던 초대교회 신앙 선배들의 삶을 본받는 시간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순절 기간에 신앙을 굳건하게 세우며 기도와 묵상을 쉬지 말아야 한다”면서 “남탓을 하지 말고 믿는 사람들이 먼저 무릎 꿇고 회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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