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26일 대구 서구 비산동 북부시외버스터미널 승강장을 지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구·경북 지역으로 향하는 시외버스 운행이 크게 줄어들었다. 연합뉴스

대구의 한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신종 코로나비아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1차 양성)을 받은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도시 기능을 유지하는 핵심 시스템까지 뚫린 것이다. 버스는 밀접 접촉자를 명확히 확인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이미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다는 의미”라며 방역 및 검역 방향의 전환을 주문했다.

시내버스 운전기사 A씨(57)는 지난 21일 새벽 운행을 시작해 오후 2시30분쯤 근무를 마쳤다. 이후 동료 기사들과 근처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한 뒤 퇴근했다. A씨는 당일 저녁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나 버스회사에 알린 뒤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는 지난 24일 보건소를 방문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다음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비슷한 시기 발열 증상을 보인 A씨 아내도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A씨 부부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해당 버스는 현재 2차 소독까지 실시됐다. A씨가 다녀간 사무실도 방역 조치가 이뤄졌고, 식당은 폐쇄됐다. 해당 노선은 현재 다른 버스로 대체돼 정상 운행되고 있다. 회사 측은 “평소 A씨가 운행 중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 등 예방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동료 기사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버스회사 관계자는 “지금 기사들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A씨와 접촉한 기사들이 다 불안에 떨고 있다”며 “기사들의 동요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특히 A씨와 교대한 근무자, 함께 점심 식사를 한 동료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한다. 해당 식당은 버스 회차지 인근으로 다른 버스회사 기사들도 자주 이용하는 곳으로 전해졌다. 해당 버스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상 증세를 보이는 기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도시 기능 유지 필수 인력의 감염 사례는 연쇄적이고 범위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 충북 청주에서는 개인택시 운전기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대구에서는 시청과 보건소 직원이 확진을 받았다. 부산에서는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민 업무를 하는 ‘필수 인력’들이 속속 감염되고 있는 것이다.

최강원 명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이미 많이 확산돼 지역사회에 뿌리를 박았다는 뜻”이라며 “접촉자를 하나하나 추적해서 확대하지 않도록 하는 (봉쇄) 방법은 이제 불가능하다는 걸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이 같은 사례는) 모든 사람이 다 감염될 확률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지역사회 감염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방역 초점을 개별적 역학조사보다는 진단 검사와 환자 치료에 집중하기로 했다. 확진자들과 접촉한 이들을 일일이 역학조사하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해진 만큼 추가 전파를 막고 최대한 빨리 많은 확진자를 찾아내 집중 치료하겠다는 것이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정부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한 전략 완화 정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증세가 가벼운 환자는 자가격리 치료로 전환하고, 폐렴이 있고 중증인 환자는 2차 및 3차 의료기관, 심각한 환자는 인공호흡기 등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각각 배정해 사망률을 적극적으로 낮추는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판 모규엽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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