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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르포] 두문불출 이만희… 최근까지 ‘가평 고성리 별장’에 있었다

국민일보 기자, 어제 현장 가보니

경기도 가평의 북한강 반대편에서 26일 바라본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의 별장. 인근 주민들은 이씨가 일명 ‘평화의 궁전’이라고 불리는 이 건물에 지난 24일까지 머물렀다고 증언했다. 가평=김이현 기자

신천지증거장막(신천지)과 관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는 교주 이만희(89)씨가 지난 24일까지 경기도 가평 별장에 머물렀다는 주민 증언이 나왔다. 이씨는 코로나19의 슈퍼전파지로 지목된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지난 2일 형의 장례식을 치른 뒤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1200명을 넘어선 26일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에 있는 이씨 별장을 찾았다. 신천지 신도들 사이에서 ‘평화의 궁전’으로 불리는 곳이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2.5m 높이의 목재 대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대문에는 ‘사자조심’이라고 적힌 문패가 걸려 있었다. 옆에는 “이만희씨가 이곳에서 이사간 지 오래됐다. 왜 여기에 와서 업무방해를 하느냐”고 항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신천지에 빠진 자녀를 보러 부모들이 계속 찾아오자 신천지 쪽에서 내걸었다고 한다.

스스로를 ‘목자의 왕’으로 칭하는 이씨는 신천지 대구 집회장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대거 발생한 이후 가평 별장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별장 인근에서 오래 살았다는 주민은 “24일까지만 해도 이씨가 흰옷을 입고 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텃밭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별장이 한눈에 보이는 반대편 공사장에서 만난 인부들도 “주말과 월요일 오전까지 흰옷을 입은 노인이 밭 주위를 돌아다녔다”고 입을 모았다. 교주 이씨는 평소 흰옷을 즐겨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장 앞에서 만난 주민 이모(57)씨는 “어제 오전까지 대문이 활짝 열려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닫혔다”며 “그동안 없었던 CCTV도 건물 밖에 설치됐다”고 말했다. 이씨 별장으로 들어가려면 목재 대문을 지나 또 다른 문 하나를 더 통과해야 한다. 다른 쪽은 북한강에 접해 있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가평군청과 보건소는 공무원 1명을 별장 앞으로 보내 감시하고 있다. 군청 관계자는 “지난 24일 이씨 별장에 시설폐쇄 계고장을 부착했다”며 “다음 달 8일까지 시설 출입과 집회 개최를 금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조치다.

이만희씨 별장의 문 앞에 붙어있는 경기도지사 명의의 시설폐쇄 계고장. 가평=김이현 기자

경찰도 이씨 행보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평경찰서 관계자는 “이씨가 관내에 들어오면 신천지 관계자들이 먼저 알려온다”며 “며칠 전까지는 이씨 소재가 확인됐지만 지금은 별장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주까지 경기도 과천 인근의 모처에서 지내다가 별장에 들어왔고, 폐쇄 계고장이 붙은 시점을 전후해 별장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인근 주민들은 가평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펜션을 운영하는 최모(60)씨는 “능동감시대상이어야 할 사람이 저렇게 돌아다녀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며 “흰 상의에 검정색 하의를 입은 사람들이 1년에 2~3번씩 단체예약을 하는데 이들이 신천지라면 받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신천지 전문가들은 가평 별장 외에도 이씨가 은신할 만한 곳이 더 있다고 보고 있다. 유영권 한국종교문제연구소장은 “이씨는 신천지 본부와 별장이 있는 과천과 가평 외에도 충남 계룡의 아파트와 광주의 대학병원 등을 주기적으로 오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씨가 청도에서 장례식장에 참석했다면 운전기사와 수행비서들 역시 국가의 방역시스템하에서 관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평=황윤태 김이현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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