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여론 악화가 임계점을 향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50%를 넘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는 문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청원이 100만명을 훌쩍 넘겼다. 청와대는 ‘방역’과 ‘경제’ 두 갈래로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여당의 ‘대구 봉쇄’ 등 돌발 발언과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민심은 악화일로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25~26일 실시해 2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 대비 2.7% 포인트 하락한 44.7%(매우 잘함 27.9%, 잘하는 편 16.8%)로 집계됐다. 반면 부정 평가는 1.9% 포인트 오른 51.0%(매우 잘못함 37.3%, 잘못하는 편 13.7%)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의 차이는 6.3% 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지난해 11월 첫째 주 이후 16주 만에 가장 큰 차이다.

이런 여론 변화에는 정부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 기간에 홍익표 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의 ‘대구 봉쇄’ 발언이 나오고,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등 악재가 많았다. 리얼미터는 “여성, 20·30대, 학생, 중도층에서 하락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확진자가 폭증한 대구·경북에서 긍정 평가는 25.5%에 그친 반면 부정 평가는 68.2%에 달했다.

코로나19 대응을 문제삼아 문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 밤 9시 현재 116만명을 넘어섰다. ‘대구 봉쇄’ 발언 파문이 여전한 가운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날 국회에서 코로나19 사태에 관해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었다”고 말한 것도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보인다. 탄핵 청원에 맞서는 대통령 응원 청원도 76만명을 넘는 등 청와대 청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의 진영 대결로 재연되는 양상이다. 청원 대결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탄핵 청원에 일부 중복 동의 정황도 있어 청와대가 자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탄핵 관련해서 청원이 20만명을 넘겼기 때문에 답변을 하긴 해야 하는데 아직 (입장을) 정리를 안 했다”며 “정리된 이후 내놓겠다”고 했다. 야당의 박 장관 경질 요구에 대해서는 “거취 얘기는 나온 적이 없고, 그럴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 내부에선 당과 정부에서 정제되지 않는 돌출 발언이 정부의 대응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더불어민주당도 각종 부적절한 언행으로 비상이 걸렸다.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은 당내 실언과 관련해 “당이건 누구건 말조심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박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와 민주당에서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는 망언이 쏟아지고 있다. 그 뻔뻔함은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운 목불인견”이라고 했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무능해서, 방심해서, 안일해서 추경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대통령은 반드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당 유성엽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 입국금지 조치를 조속히 확대하고, 3월까지 상황이 정리되지 않으면 총선을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수 김경택 신재희 기자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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