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위기 바이든, ‘오바마 향수’ 흑인몰표에 살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서 압승… ‘슈퍼화요일’ 승리 교두보 확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9일(현지시간) 4차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에서 첫 승리를 거둔 후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흑인 지지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는 흑인 표심을 성공적으로 결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선 레이스 초반부터 예상 밖 졸전을 거듭하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번 승리로 기사회생의 계기를 맞았다. 승부의 분수령이 될 3일 ‘슈퍼 화요일’ 승리를 위한 교두보도 확보했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개표가 완료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에서 48.4%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9.9%를 얻었다. 사업가 톰 스타이어가 11.3%로 뒤를 이었고,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각각 8.2%, 7.1%를 얻어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선 레이스 전까지 유력 주자로 꼽혔다. 하지만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4위를 기록한 데 이어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도 5위에 그치며 망신을 당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저조한 틈을 타 부티지지 전 시장이 돌풍을 일으키며 중도 표심을 흡수했다. 샌더스 의원은 2차, 3차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진보 진영의 대표 주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세웠다.

때문에 바이든 전 부통령이 3차 경선인 네바다주 코커스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얻으면 중도 낙마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행히 바이든 전 부통령은 3차에서 2위를 얻어 체면을 차린 데 이어 4차 경선에서 압승하는 뒷심을 보였다.

미 언론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일찍부터 예상해 왔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전체 인구의 30% 가까이가 흑인이며 민주당 경선 유권자 가운데 흑인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미국 흑인 인구는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 실제로 출구조사에서 흑인 유권자 64%가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샌더스 의원의 흑인 득표율은 15%에 그쳤다.

이번 결과에 따라 민주당 대선 경선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의 양강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염두에 둔 듯 바이든 전 부통령은 승리 연설에서 샌더스 의원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대부분의 미국인은 혁명의 약속을 원치 않는다”며 “미국인은 약속 이상의 것을 원한다. 그들은 결과를 원한다”고 말했다.

최대 승부처는 3일 ‘슈퍼 화요일’이다. 이날 하루 동안 14개 주에서 경선을 동시에 치러 전체 대의원의 3분의 1가량을 선출한다. 샌더스 의원은 포퓰리즘 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를 비롯해 여러 주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테네시주 등지의 흑인 표심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도층 지지를 두고 바이든 전 부통령과 경쟁 중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슈퍼 화요일부터 경선에 본격 참여하는 것도 변수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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