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람들은 나에게 큰 소리쳤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선교사들도 위축

베트남 정부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15일 무비자 입국’을 중단한 가운데 다낭시의 코리아타운인 팜반동 거리가 1일 인적이 드물어 썰렁하다. 평소 한국 관광객으로 붐볐던 곳이다. 연합뉴스

베트남에서 사역하는 A선교사는 최근 거리를 걷던 중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도로 건너편에 있던 한 무리의 사람들이 큰 소리로 ‘코로나’를 외쳤다. 무슨 소린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다 자신에게 하는 말인 걸 알게 됐다.

나흘 뒤인 29일 베트남 정부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15일 무비자 입국’을 중단했다. 앞서 베트남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항공편의 하노이 공항 착륙을 임시 불허해 회항하도록 만들었다. A선교사가 경험했던 ‘코리아 포비아’가 현실이 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베트남은 물론 전 세계가 한국에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3일 오전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한 국가와 지역은 87개국이다.

한국인 공포증이 커지면서 전 세계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선교사의 경우 종교활동이 금지된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며 간접적으로 복음을 전했다. 그런데 한국발 코로나 소식이 현지 언론에 보도된 뒤 사업파트너와의 미팅도 모두 취소됐다.

A선교사는 “접촉도 피하는데 선교는 말할 것도 없다. 대외활동 자체가 위축돼 있다”면서 “교인, 지인들과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이스라엘에서도 선교가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이스라엘 홀리랜드대학교 부총장인 정연호 목사는 현지에서 직접 경험한 일들을 공유했다.

정 목사는 “아내가 주유소에서 길을 물었는데 직원이 사무실로 들어가 수건으로 입을 막고 나와서는 멀찍이 떨어져서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인 제자도 복사가게에 갔더니 직원이 자기 입을 팔꿈치로 막은 뒤 멀찍이 선 곳에서 ‘저쪽에 (돈을) 두고 가라’며 접촉 자체를 피했다”고 말했다.

미국에 파송된 선교사들은 한국인 혐오보다 치료비를 더 걱정하고 있다. B선교사는 “얼마 전 심한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갔다가 혹시나 싶어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했다”면서 “그런데 진단키트가 없다며 검사를 받고 싶으면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전화하라는 황당한 말을 하더라”고 했다. 이어 “설사 검사를 받아도 의료보험이 없어 검사비용만 4000달러가 넘는다”며 “치료비용까지 더하면 천문학적인 액수가 되는 만큼 사람들과 만나지 않는 게 최선의 예방인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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