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의료진이 4일 서울 송파구 잠실주경기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서울을 포함해 경기도와 경북·경남 대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뉴시스

대구에 사는 주부 이모(60)씨는 최근 한숨이 늘었다. 자체 자가격리 중인 어머니 김모(81)씨의 우울증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이씨는 “어머니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라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전염될까봐 3주째 집에서만 지낸다”며 “워낙 활동적이었던 분이라 그런지 무기력증에 유독 힘들어한다. 얼마 전부턴 기억력 감퇴 증상까지 보인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격리자들의 ‘심리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격리 시설에 입소한 확진자들뿐만 아니라 자가격리자들마저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문심리상담 외에도 격리자 간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4일 브리핑에서 “(격리자들이)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에다 생활치료센터에 머물면서 여러 심리적 불안을 호소할 수 있다”며 “각 지역의 정신건강센터와 연결해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일 문을 연 ‘대구1 생활치료센터’에서는 한 60대 입소자가 불안 증세를 보여 퇴소했다 재입소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보건 당국의 관리를 받는 환자들마저 심리적 안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의료기관에서 주로 유행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는 달리 코로나19는 생활시설에서 전파돼 시민들의 일상을 마비시켰다”면서 “이 때문에 격리된 시민들이 공포와 우울증, 무기력 등 부정적인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격리자 간 대화를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처지의 당사자끼리 경험을 공유하면 심리적 안정감이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격리자에게 필요한 건 이들의 처지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결국 격리자들끼리 일상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 교수는 “보건 당국 차원에서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들이 함께 어울려 가벼운 요가나 명상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줄이고 시민의 심리 안정을 지원하는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을 발족했다. 지원단은 ‘심리 방역을 위한 마음 백신 7가지’를 발표했다. 주된 내용은 자신을 격려하기, 안전수칙 실천, 제대로 된 정보 얻기 등이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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