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이어 워런도 하차 검토… 美 민주당 경선 2파전으로

바이든, 중도 단일후보로 우뚝… 진보 진영도 워런에 사퇴 압박

전날 치러진 ‘슈퍼 화요일’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참패를 확인하고 후보를 사퇴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4일 지지자와 선거캠프 관계자들에게 연설하러 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대의원 3분의 1이 걸린 ‘슈퍼 화요일’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승을 거두면서 경선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돌풍을 예고했던 마이클 불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슈퍼 화요일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본 후 하차를 선언했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역시 경선을 이어나갈지 고민에 빠졌다. 중도를 대표하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진보’를 상징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간 양자 대결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중도 진영의 블룸버그 전 시장은 4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경선 후보 전격 사퇴를 결정했다. 블룸버그의 사퇴는 전날 14개주에서 동시에 치러진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패배시키는 건 (승리) 가능성이 제일 큰 후보 뒤에서 뭉치는 데서 시작한다고 언제나 믿어왔다”면서 “어제(슈퍼 화요일)의 투표로 그 후보는 내 친구이자 위대한 미국인인 조 바이든이라는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의 사퇴는 바이든에겐 슈퍼 화요일 대승만큼 희소식이다. 블룸버그의 퇴장으로 바이든은 민주당 경선에서 중도 단일후보가 됐다. 중도 성향의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각각 슈퍼 화요일 직전인 지난 1일과 2일에 후보 사퇴와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급진 좌파’라는 공격을 받는 샌더스가 민주당 후보가 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필패할 것이라는 우려로 중도표 분산을 막기 위해 퇴장을 선택했다.

진보 진영의 워런 상원의원도 경선을 계속할지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진보파 워런의 선거캠프 책임자인 로저 라우는 캠프 참모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슈퍼 화요일 결과가 실망스럽다”면서 “워런은 시간을 갖고 이 싸움을 계속하는 옳은 방법에 대해 깊게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도 세력이 바이든을 중심으로 뭉치자 진보 진영에서도 “표 분산을 막기 위해 샌더스를 단일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며 워런에 대한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워런이 중도 사퇴를 하고 샌더스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승에 “믿기 힘든(Incredible) 컴백”이라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주의자’를 표방하는 샌더스와 맞붙길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런이 진보 진영의 표를 분산시켰다며 샌더스의 승리를 바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그는 워런에 대해 “워런이 그들의 관점에서 아마도 해야 할 일을 했다면 그(샌더스)가 이겼을 것”이라며 “워런은 매우 이기적이었다”고 비난했다.

월가에 비판적인 샌더스가 슈퍼 화요일에 부진하면서 뉴욕증시는 크게 올랐다. 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73포인트(4.53%) 폭등한 2만7090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샌더스의 의료보험 공약 ‘메이케어 포 올’(정부가 운영하는 전 국민 의료보험)에 대한 우려로 그동안 부진했던 건강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다. 한 뉴욕증시 전문가는 “더 중도적인 인물이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어느 정도 안도감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권중혁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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