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감염 검사 문제’ 쟁점화… 의회 폐쇄까지 거론

트럼프, 확진자와 같은 행사 참석 ‘향후 일정 예정대로 소화’ 입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위치한 백악관 브래디 프레스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코로나바이러스 대책반원들이 함께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정치권도 덮쳤다. 확진자와 같은 행사장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염 검사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고,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의원들이 늘면서 의회 폐쇄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CNN은 10일(현지시간) 지난달 말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행동정치회의(CPAC) 행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정하는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CPAC 행사에서 미국보수주의연합(ACU) 회장 매트 슐랩과 악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부터 백악관을 향한 우려는 시작됐다. 슐랩이 CPAC 행사 며칠 전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했다는 점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CPAC 행사에 참석한 이후 지난 6일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더그 콜린스 공화당 하원의원과 악수한 데 이어 9일에는 대통령 전용기를 매트 개츠 공화당 하원의원과 함께 이용했다.

이들 의원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하에 자발적으로 격리에 들어갔다.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공화당 폴 고사 상원의원도 슐랩 회장과 접촉해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한 공화당 마크 메도스 하원의원도 9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코로나19 감염 증상이 나타난 건 아니지만 감염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사들의 예방 권고에 따라 14일간 자가격리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한 접촉이 없었고 아무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의 건강상태는 양호하며 주치의가 계속해서 그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9일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 74세로 전염병에 취약한 고령자이기도 한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의 우려에도 향후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10일에도 공화당 의원들을 만나 근로소득세 감면과 코로나19 피해를 본 근로자 구제책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가장 ‘신경에 거슬리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서 “시장이 곤두박질치고, 감염이 확산되고, 학교와 대학들이 폐쇄되고 있으며 여러 국가에서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게다가 의원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의회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조만간 휴회를 해야할지 고민하는 지경”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오는 18일 베벌리힐스에서 단독 주최하기로 했던 캘리포니아 정치자금 모금행사를 취소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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