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독주… ‘미니 화요일’도 샌더스 눌렀다

6개주 중 최소 4개주서 승리… 11월 트럼프와 맞대결 가능성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6개주에서 동시에 치러진 ‘미니 화요일’ 경선에서 승리한 뒤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왼쪽은 배우자 질 바이든.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6개주에서 동시에 치러진 민주당 ‘미니 화요일’ 경선에서 미시간주, 미시시피주, 미주리주, 아이다호주 등 최소 4개주에서 승리했다. 지난 3일 14개주에서 실시됐던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10개주를 싹쓸이하는 대승을 거둔 이후 2연승이다. 11월 3일 미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결로 치러질 확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미니 화요일 경선으로 민주당은 50개주와 수도 워싱턴DC를 포함한 51개 지역 경선 중 거의 절반인 24개주 경선을 마무리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민주당 경선 주자들이 줄줄이 하차한 이후 처음 벌어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의 ‘일대일’ 맞대결에서 이기며 민주당 대선 후보로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다. CNN방송은 “바이든이 격차를 샌더스와 더 벌리며 또 다른 거창한 밤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진보 진영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서 경선 초반전에 돌풍을 일으켰던 샌더스 의원은 위기에 봉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은 승리를 이어갔으나 샌더스는 발 디딜 곳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표현했다. ‘바이든 대세론’이 계속될 경우 민주당 경선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로 빠르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샌더스 의원이 중도 하차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바이든은 개표가 98% 완료된 미시간주에서 52.9%의 득표율로 36.5%에 그친 샌더스를 눌렀다. 미시간주 승리는 바이든에게 매우 의미있는 성과다. 우선 이날 경선이 열렸던 6개주 가운데 미시간주에 걸려 있는 대의원이 125명으로 가장 많다. 또 미시간주는 올해 대선 승부를 좌우할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로 꼽힌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미시간주에서 47.27%의 득표율을 얻으며 47.50%를 얻은 트럼프 당시 후보에게 0.23% 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탈환해야 할 대표적 요충지가 미시간주다.

미시시피주에서는 바이든이 81.0%의 득표율로 14.9%에 그친 샌더스에게 완승을 거뒀다. 미주리주에서도 바이든(60.1%)은 다소 큰 격차로 샌더스(34.6%)를 눌렀다. 아이다호주에서도 바이든은 48.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승리했다.

다만 개표가 100% 완료된 노스다코타주에서는 샌더스(53.3%)가 바이든(39.8%)을 누르며 체면치레를 했다. 워싱턴주에선 개표율 67%인 상황에서 샌더스(32.7%)와 바이든(32.5%)이 접전을 펼치고 있다.

바이든은 승리가 확정된 직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행한 연설에서 샌더스를 향해 “우리는 함께 트럼프를 이길 것이고 이 나라를 하나로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민주당원들에게 “우리는 당신을 필요로 한다”고 호소했다. 바이든이 본선을 의식해 민주당의 통합을 강조하면서 샌더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샌더스는 연설을 하지 않았다. 샌더스는 경선이 끝난 뒤 항상 연설을 했으나 이날은 침묵했다. 미시간주마저 놓치면서 샌더스가 충격에 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바이든과 샌더스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이날 저녁 예정됐던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유세를 나란히 취소했다. 바이든이 승리 연설을 할 때도 코로나19를 의식해 캠프 관계자들로 보이는 소수만 지켜봤다.

공화당에서도 이날 민주당과 같은 6개주에서 경선이 실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주(93.7%) 미시시피주(98.6%) 미주리주(96.8%) 아이다호주(94.5%)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싱거운 승리를 거뒀다. 노스다코타주와 워싱턴주에선 경쟁자가 출마를 포기해 경선을 치르지 않고 대의원을 독식했다. 공화당 경선은 사실상 요식행사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출마가 확정적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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