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미안해”… 단 3일 만에 몇십년 불화가 녹아내렸다

송길원-김향숙 부부의 ‘행복-가정-미래’ 헹가래 열전 <3>

지난해 8월 경기도 의왕 아론의집에서 열린 ‘부부세미나 헹가래’ 참석자들이 부부 관계가 회복된 기쁨에 흥겨워 악기를 들고 노래하며 춤추고 있다. 하이패밀리 제공

부부의 침실은 항상 비좁다. 왜? 네 사람이 잠드니까. 무슨 말인가. 죽고 못살아 결혼해서는 결혼하자마자 피 터지게 싸운다. 어른이라면 치고받고 안 싸운다. 애들이 싸운다. 내 속에 어린아이가 있다. ‘내재과거아(內在過去兒)’라 불리는 ‘성인 아이’다.

몸뚱어리만 어른이지 철부지 아이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이 한둘인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딱 하나다. “너 때문에 내가 이런저런 상처를 받았다”가 아니다. “그래, 나 때문에 네가 상처받았겠다.” 미안해하는 순간 어른이 된다. 공감하는 말이 관계의 기적을 만든다. ‘아이를 어른으로 만드는’ 세미나가 있었다.

한 부부의 이야기다. 태어난 아이는 중증 장애를 앓았다. 처절했다. 아내는 아이를 정상인으로 키워보기 위해 몸부림쳤다. 하지만 남편은 따로국밥이다. 오히려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저 아이가 대학을 간다고? 내 손을 장에다 지져라.”

어느 날 아내는 바깥 일을 보러 갔다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운영하는 유치원의 부감이 소리친다. “원장님 OO 합격했대요.” 그 말에 자신도 모르게 전화기를 집어던진다. 집으로 달려가 빨리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남편 손을 장에다 지져야 한다.’ 그동안 하루하루가 지옥과 같았다. 아내는 다짐한다. 이젠 끝장이라고…. 헤어질 결심을 단단히 하고 있을 때 가까이서 이렇게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마지막이라 치고 송 목사 부부가 진행하는 부부 세미나에 한번 참석하고 후회 없는 이혼을 해라.”

부부는 그렇게 해서 당시 극동방송과 함께 괌에서 하는 부부 세미나 ‘행가만’(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참석했다. 강사인 우리 둘의 감추어진 ‘어린아이’ 이야기부터 성격 차이에서 오는 갈등의 소리를 들었다. 이혼 직전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돌아섰던 이야기에 그들의 마음도 움직였던 것일까. 남편이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소리)을 한다.

“당신에게는 OO라는 아이라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마누라도 아이도 없었다.”

이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든다. (‘어~라 이 인간이…. 뭐라고?) 그때 번뜩 머리를 치켜드는 생각이 있다. “아~ 내가 아이에게 집중하느라 마음을 빼앗긴 사이에 남편은 마누라 없이 외로웠다는 거구나.” 그 작은 생각에 잠시 미안해하는데…. 남편 입에서 기막힌 소리가 튀어나온다. “여보~ 미안하다.”

평생 처음 들어본 소리다. 아내는 그 한마디에 쓰러진다. 눈물을 쏟아낸다. 남편도 그런 아내를 부둥켜안고 운다. 둘은 극적으로 회복된다. 괌 세미나는 그렇게 해서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한다. 지상파 방송(KBS의 ‘다큐멘터리 3일’)에 소개된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미워하는 사람이 된 것을 추적했다.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기 위한 부부 캠프, 3일간에 일어난 기적 같은 변화!! 또다시 KBS ‘특공대’가 나선다.

기업 최고경영자부터 의사, 정치인, 교수, 스포츠 스타…. 그중에 한 분이 이만수 감독이다.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85차 3950쌍(7900명) 부부가 참석하면서 가정사역의 고전(古典)이 됐다. 지금은 부부행복세미나, ‘행가래’로 불린다. 우리 선조들의 가래질에서 답을 찾았다. 행복-가정-미래로 헹가래 친다. 모두가 삶의 주인공이 된다.

성격 유형 검사가 있다. ‘나와 다른 것은 다를 뿐 틀린 것은 아니다’는 명제를 다룬다. ‘女子는 男 다르다’(남녀의 차이), ‘넘지 못할 벽은 없다’(갈등 관리), ‘입술의 30초가 가슴의 30년 된다’(생명의 대화), ‘가해자는 피해자의 발명품이다’(성인 아이)….

성(性) 문제도 빠지지 않는다. ‘진정한 成功은 性功으로부터 온다’ 변화를 다루는 주제(애벌레에서 나비로 날다)가 있는가 하면 신체 심리에 기초한 다양한 워크숍이 있다.

참가자들은 2박3일이 요나의 물고기 뱃속과 같다고도 한다. 기적의 세미나라 이름 붙였다. 부모가 자녀를, 자녀들이 부모를, 사돈이 상대방을 초대하는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부프로그램의 대표 명사가 됐다.

어느 날 미군 군목이 말했다. “미국 군대의 군사력은 핵무기나 미사일, 고도의 전략에 있지 않습니다. 미군의 군사력은 가정에 둡니다. 가정이 흔들리면 군대도 같이 흔들리니까요. 그래서 부부세미나를 위해 연간 500억원 예산을 배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회마다 온갖 위원회로 넘쳐난다. 심지어 차량관리위원회까지 있다. 그런데 ‘가정사역위원회’를 둔 교회는 몇이나 될까. 더구나 그 많은 예산 중 가정을 위해 투자하는 예산은 얼마나 될까.

너무 쉽게 만나고 너무 쉽게 헤어지는 세태를 언제까지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인가. 교회가 직접 운영할 수 없다면 전문기관에 위탁교육이라도 해야 한다.

65년 해로하신 할머니께 물었다. 어떻게 65년간이나 해로하실 수 있느냐고. 할머니의 답이 이랬다. “우린 뭔가 망가지면 고쳐 쓰던 시대에 태어났어요. 버리진 않았어요.” 할머니의 말씀이 오래 귓가에 남아 있다.


송길원-김향숙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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