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건강] 내 몸의 방패 ‘면역력’ 알려면… 체온·호흡·혓바닥 살펴라

코로나19 이기는 면역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체온 1도 떨어지면 30% 저하
숨쉴 때 잡음 들려도 적신호
면역 저하 땐 설태·구내염 생겨
운동·수면·햇볕 쬐면 면역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령층이나 암 환자, 만성 질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 고위험군에서 사망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면역력은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병원체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방어 능력이다. 외부 병원체의 침투 뿐 아니라 몸 안에서 발원하는 알레르기 물질(항원)이나 암세포 성장을 막는 역할도 한다. 면역력이 강하면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이겨낼 저항력이 있고 감염되더라도 회복 속도가 빠르다. 면역력은 갖고 태어나는 ‘선천 면역’과 병에 걸린 후 또는 예방백신 접종을 통해 생기는 ‘획득(적응) 면역’으로 나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16일 “예방백신이나 전문 치료제가 없는 코로나19에 대응할 최선책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같은 개인 위생과 함께 우리 몸 속의 보약인 면역력이 제대로 작동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혜리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내분비내과장도 “평소 면역력이 잘 구축돼 있다면 감기 같은 사소한 질병은 물론,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 유행에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건강한 사람도 틈틈이 자기 몸의 면역력을 체크해 둘 필요가 있고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 질환자들은 더더욱 면역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역력은 체내 활성산소와 이에 대항하는 항산화력에 달려있다. 활성산소는 호흡을 통해 몸 속에 들어온 산소의 대사 과정에 생성되는 몸에 나쁜, 여분의 산소를 말한다. 바이러스나 세균 침입, 자외선, 스트레스 등에 의해서도 생긴다. 활성산소는 정상 세포를 공격해 노화나 각종 암, 당뇨병 등 현대 질병 90% 이상의 원인으로 지목받는다. 항산화력은 보통 16세부터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이런 활성산소가 과잉 생산되면 몸이 받는 ‘산화 스트레스’가 높아지면서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면역력은 체온이나 호흡, 혓바닥 상태 등 일상에서 여러 지표로 감지할 수 있다. 우선 체온이 1도 떨어질 때마다 면역력은 30% 이상 저하된다. 일본의 종양내과 전문의인 사이토 마사시 박사는 2010년 출간한 책 ‘체온 1도가 내 몸을 살린다’에서 “체온 저하로 인해 면역 기능을 하는 백혈구 중 하나인 림프구가 감소하면서 면역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고기동 가천의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바이러스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 가장 활동성이 좋다. 이 시기 큰 일교차는 우리 몸이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게 만들어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만큼, 정상 체온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흡할 때 잡음이 들리거나 혓바닥에 하얀 설태가 끼는 증상이 나타날 때도 의심할 수 있다. 임지선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건강증진센터장은 “기관지염이나 천식이 생기면 숨 쉴 때 잡음이 섞일 수 있고 혓바닥에 설태, 궤양이 돋거나 구내염이 생기는 것도 면역력 저하의 신호”라고 말했다.

자신의 면역력 상태를 보다 자세히 점검하고 싶다면 종합건강검진의 혈액검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무료로 시행되는 국가건강검진 항목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피검사 항목 중 활성산소·항산화력(d-ROMs+BAP),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면역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지는 항핵항체(ANA), 체내 지질대사 및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부신피질 호르몬(DHEA-S), 몸속 면역력을 높여주는 비타민D 수치 등을 파악해 보면 바이러스 감염 및 다양한 질병 예방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임 센터장은 “검사 결과 활성산소 수치는 낮고 항산화력이 높게 나오면 가장 좋고, 활성산소는 높은데 항산화력이 떨어진다면 최악”이라며 “이럴 땐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와 스트레스 조절 등을 통해 면역력을 정상으로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면역력을 증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우선 일과 먹는 것의 균형을 강조한다. 과로해서 체력이 바닥나거나 과식으로 혈관 속에 기름이 쌓이면 면역세포들이 제 기능을 못한다. 박민선 교수는 “노인들은 특히 면역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나 아연이 부족하기 쉬운데, 마치 보약을 챙겨 먹듯 하루 세끼 살코기 2점, 계란, 해산물 등 동물성 식품을 적절히 챙겨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칭이나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하면 혈류의 양과 속도가 10배까지 증가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며 면역계를 자극한다. 10분 정도 걷기나 계단 오르기도 좋다. 운동은 편안한 마음으로 집중해서 해야 한다. 금주, 금연,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다.

잠을 잘 자는 것도 면역력 극대화에 필수적이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충분치 못한 수면은 선천 면역을 유지하는 ‘NK세포’ 수와 기능을 감소시키고 후천적 획득 면역에서 중요한 ‘CD4 및 T세포’의 기능을 약화시켜 코로나19에 대한 취약성을 증가시킨다”면서 “수면은 하루에 최소 7시간 이상 취해야 하며 5시간 이하로 잠을 자면 면역 기능에 악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햇빛도 적당히 쬐어야 한다. 햇빛은 면역력을 높이는 비타민D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조량은 수면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아침에 2000럭스(lux) 이상의 빛에 30분 이상 노출돼야 저녁에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최근 사람과 접촉 줄이기 장려로 바깥 활동을 꺼리고 ‘집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내 생활만 하다 보면 불면증 등 수면장애는 물론 우울증도 생길 수 있어 아침에는 최대한 햇빛에 노출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오전 9시 전에 마스크를 하고 사람과 만남을 최대한 피해 30분~1시간 정도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 있어도 좋다”고 권고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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