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사진) 대표가 16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코로나 추경을 넘어 ‘코로나 뉴딜’이 필요한 시기”라며 기획재정부의 과감한 입장 변화를 재차 주문했다. 최근 코로나 추경 증액에 소극적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경질까지 언급하며 압박했던 이 대표가 일종의 유화책을 제시한 것이다. 기재부는 여전히 국가채무비율이 악화될 수 있다며 추경 증액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코로나19국난극복회의에서 “방역만큼 중요한 것이 코로나19로 침체된 국민경제의 안정과 활성화”라고 말했다. 뉴딜 정책은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해 대공황의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행정부의 방안이다. 이 대표는 “피해지역의 생계 및 주거 안정비용, 장례비용, 고교 학자금 면제, 제세공과금 납부유예 등을 (정부가) 조속히 시행해 달라”며 “당장 현금 지원은 어려워도 세금납부 유예 같은 지원책은 전국으로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코로나 뉴딜’을 언급한 데에는 기재부가 한층 나아간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의미가 있다. 당 관계자는 “뉴딜은 기존의 재정 규율이나 당시의 경제적 상식을 뛰어넘은 정책”이라며 “기재부가 재정건전성이나 규율에 묶인 측면이 있는데, 코로나 추경이란 틀에 얽매이지 말고 뉴딜처럼 새로운 상상력을 동원해 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 정책위원회에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본 취약계층에 현금 지원 등의 다양한 방안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여전히 난색이다. 이른바 ‘곳간’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추가경정예산 통과 시(정부 제출 기준) 정부 임기 내 국가채무비율은 45.7%까지 올라간다. 100%를 넘어가는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여력이 있지만, 미국은 기축통화국이고 일본은 국채 대부분을 중앙은행 등이 소화하는 만큼 우리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과감한 재정 확대로 경제가 살아나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기재부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재정 확대 효과도 불투명하다고 본다. 지금처럼 소비·투자가 끊긴 상황에서 현금 투입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이런 이유로 재정 투입 규모를 키우기보다 ‘핀셋 처방’ 등 추경 사업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중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정부가 빚을 늘리면 시장에 풀리는 국채 물량이 많아져 시중금리가 오르는 요인이 되는데 이 경우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해도 기준금리와 시중금리가 어긋나 금리 효과가 줄어들게 된다.

박재현 기자, 세종=전슬기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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