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갑에 출마한 김웅 미래통합당 후보가 지난 16일 송파구 방이동 거리에서 만난 어린이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김웅 후보 캠프 제공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어요.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요.”

서울 송파구 방이사거리 한복판에 내걸린 가로·세로 10m 크기의 대형 현수막을 본 김웅(50) 미래통합당 송파갑 후보는 민망하다며 얼굴을 감쌌다. 명함을 건네는 그에게 지나가던 주민은 “김웅이 누구야?”라며 그를 선거운동원 쯤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통이 좁은 바지에 회색 캔버스 운동화를 신은 키 187㎝의 남성. 지난 11일 지역에서 만난 김 후보는 “미남이시네요” “젊은 사람이 오니 좋아”라는 말을 들을 땐 수줍어하면서도 “요새 경기가 너무나 안 좋아요”라는 말에는 말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베스트셀러 ‘검사 내전’의 저자이자 부장검사 출신 이력. 문재인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비판하며 검찰을 떠난 법조계 ‘유명 인사’는 동네 시장에서는 단지 ‘국회의원 후보’였다. 그를 어색해하는 상인 한 명 한 명에게 인사하며 명함을 건네다 보니 방이시장 400여m 구간을 지나는 데만 1시간20분이 걸렸다.

‘선거는 처음인데’ 어떠냐는 질문에 김 후보는 “직접 뛰어보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인 것 같다. 끊임없이 스스로 ‘왜 선거에 나오게 됐는지’를 묻게 된다”고 했다. 그는 정치에 뛰어든 첫 번째 이유로 ‘정부·여당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를 꼽았다. 그는 “정부·여당이 잘못됐다고 하는 사람을 이들은 ‘나쁘다’고 프레이밍한다. 적극 지지층을 동원해 공격까지 한다”며 “이건 유사 전체주의에 가깝다. 이런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했다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받는 세상은 있을 수 없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거대한 사기극”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던 그가 정치권에 몸담은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었다. 정치에 입문하면서 “사기꾼 때려잡겠다”고 한 그의 말을 기억하고 응원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20대 국회에 대한 실망도 정치를 결심하는 데 한몫했다. 김 후보는 “이보다 나쁠 수는 없을 것 같다. 실제로 20~30년 만들어온 민주주의의 문화나 풍토가 다 없어진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국회가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라고 이야기하지 않나. 그 정도로 여당이 청와대에서 요구하는 통치 어젠다에 그대로 매몰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21대 국회에서 그를 볼 수 있을까. 그는 당선 확률을 60%로 봤다. ‘유권자에게 어떤 미래를 보여주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다른 건 몰라도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부당하게 권력기관을 이용해 압박이나 핍박, 기본권을 침해하는 정치는 못 하도록 만들 자신이 있다”며 “미래에는 권력자들이 함부로 권력기관을 남용할 수 없게 하겠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정치 신인의 도전기를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사 전문은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심희정 김이현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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