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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코로나 블루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코로나 블루(Corona Blue)’.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코로나와 우울증을 뜻하는 블루가 합쳐져 생긴 신조어다. 재택근무가 늘고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콕’하면서 답답함과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집 밖에 나가더라도 마스크를 써야 하고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사는’ 세상이 됐다. 매일 쏟아지는 각종 코로나 관련 뉴스에 불안감까지 더해진다.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호흡기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의 경우 외부활동 자제에 따른 우울증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장소를 피하는 등 외부활동 자제로 세상과 교류를 끊고 실내에서만 생활하면 불안과 공포에 수면 장애를 겪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혹시 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을까’ ‘가족들에게 전염시키면 어쩌지’ 등 동료와 남들에게 피해를 줄지 모르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더해진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상담 건수가 급증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방역 전문가들은 “물리적 방역 못지않게 심리적 방역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마음이 무너지면 몸이 함께 무너지기 때문이다. 마음의 위안은 일상에서 얻을 수 있다. 이에 답답해하던 시민들이 점차 공원이나 산을 찾아 나선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실내 대신 탁 트인 야외로 나가려는 이들이 많아졌다. 도심 관광지는 텅 빈 반면 감염 우려가 적은 생태공원이나 산 등을 찾는 나들이객들은 눈에 띄게 늘었다. 그래도 타인과의 접촉을 가급적 피하기 위해 등산도 캠핑도 나홀로 떠나는 사례가 많아졌다.

꽃샘추위가 겹친 15일 서울 근교 등산로에서 마스크를 쓰고 등산을 하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확연히 인파가 줄었지만 휴일을 맞아 봄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대구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등산을 하러 나온 사람들로 등산로 입구부터 북적였고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등 다양한 야외활동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 부쩍 증가했다.

꼭 높은 산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이 적은 집 근처 야산도 좋다. 등산을 안 하더라도 산책로에서 사람이 적은 새벽에 걷기 등 유산소운동을 하면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 운동이 어렵다면 나홀로 드라이브로 확 트인 자연 속에서 여행 기분을 만끽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안도로 또는 한적한 산속 도로를 마음껏 달리면 그간 움츠렸던 몸과 마음, 우울함까지 한 번에 떨쳐낼 수 있을 것이다. ‘햇볕 샤워’도 필요하다.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D 합성을 돕는다. 뇌에서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도 분비한다. 하루 1~2회 햇볕을 쬐면서 10~20분 정도 걷기만 해도 스트레스를 풀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요즘 산책길마다 봄꽃이 아우성이다. 서울 청계천에는 지금 ‘봄의 전령사’ 매화가 한창이다. 서울 근교 산에서 생김새도 독특하고 이름도 생소한 야생화를 볼 수 있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앙증맞게 핀 야생화를 보면 코로나19 사태의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솟는다. 도심에서 호캉스만 즐겨도 좋을 것 같다. 서울에는 유명 특급호텔이 밀집해 있을 뿐 아니라 가성비 좋은 비즈니스호텔도 많아 선택폭 또한 넓다. 호텔에서 종일 쉬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야외활동을 하더라도 자신도 보호하고 타인에게도 피해 주지 않도록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는 등 예방수칙은 꼭 지킬 필요가 있다.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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