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는 온라인 의류 플랫폼을 넘어 경험에 방점을 찍은 오프라인 공간 ‘무신사 테라스’을 열었다. 지난해 8월 무신사 테라스에서 진행된 ‘디스이즈네버댓’ 프레젠테이션 행사에는 오픈 전부터 1000여명이 줄을 서 기다리기도 했다. 무신사 제공

당신은 어디에서 옷을 사십니까. 백화점, 아울렛, 서울 강남 홍대 남대문 동대문 거리, 쇼핑몰의 SPA 브랜드, 해외 직접 구매 등 여러 가지 선택지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질문을 패션과 유행에 관심 많은 10~30대에 던진다면 남성은 ‘무신사’를, 여성은 ‘W컨셉’을 가장 먼저 답할 것이다. MZ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의 쇼핑 핫플레이스는 단연코 이 두 곳의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좁혀진다. 소비자 반응이 좋다보니 의류업계 대기업 브랜드도 입점하기 위해 공략하는 정도가 됐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를 양성해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온라인쇼핑의 강점을 살려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두 회사의 공통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신발 마니아가 일군 10번째 ‘유니콘 기업’ 무신사

무신사라는 이름조차 낯선 이들에게는 커다란 ‘참이슬 백팩’을 검색해보길 권한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팩소주와 꼭 닮은 커다란 백팩을 맨투맨 티셔츠에 걸친 사진들이 주루룩 나올 것이다. 무신사의 색깔을 가장 잘 보여주는 컷이기도 하다. 힙하고, 재밌고, 신선하다.

무신사가 대체 어떤 곳이기에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 ‘유니콘 기업’에까지 이르렀을까. 이미 국내 패션업계에서 무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지난해 무신사 거래액은 9000억원에 이르렀다. 올해는 거뜬히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신사는 지난해 11월 국내 10번째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이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이 됐다.

무신사의 시작은 소소했다. 조만호(37) 대표가 고등학생이던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챌에 개설한 스니커즈 마니아 커뮤니티 ‘무신사(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가 현재의 토대가 됐다. 국내외 유명 브랜드 한정판 운동화 사진을 공유하고, 다양한 패션 정보를 소개하면서 소통하는 장이었던 무신사는 2003년 커뮤니티를 나와 별도의 온라인 사이트 ‘무신사닷컴’으로 거듭났다.

커뮤니티 무신사가 탄탄한 컨텐츠로 패션에 관심 많은 남성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만큼 무신사닷컴은 컨텐츠를 놓치지 않았다. 웹진 ‘무신사 매거진’으로 스타일링과 큐레이션을 제공한 것으로 시작해 지금은 유튜브 채널 ‘무신사TV’까지 진행하고 있다. 무신사가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변신한 건 2009년 ‘무신사 스토어’를 개설하면서다. 2015년엔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로 사업을 확장했다.

무신사는 10~30대 소비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월 평균 방문자 수는 연인원 1220만명에 이르고 20대(55%), 30대(18%), 10대(15%) 순으로 많이 찾는다. 여성(45%)보다 남성(55%)의 방문 비중이 높다. 의류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 남성 패션 트렌드는 무신사가 주도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 입점 브랜드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성세대에는 낯선 이름이 적잖다. 커버낫, 비바 스튜디오, 키르시, 크리틱, 마크곤잘레스 같은 브랜드는 Z세대는 열광하지만 기성세대에겐 그저 생소할 따름이다. 신진 디자이너들이 만든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들이 무신사를 통해 이름을 알렸고 무신사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대기업 브랜드도 무신사에 입점하려고 공을 들인다.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갑’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무신사 입점 업체는 지난해 3700여개나 됐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여성들의 의류 쇼핑 플랫폼 W컨셉에 대기업 브랜드가 속속 입점하고 있다. 삼성물산 ‘오이아우어’, LF ‘질바이질스튜어트’ ‘던스트’, 한섬 핸드백 브랜드 ‘덱케’ ‘루즈앤라운지’, 신세계인터내셔날 ‘보브’ ‘스튜디오 톰보이’ 등이다. W컨셉 제공

여성 패션지를 대체하고 있는 ‘W컨셉’

W컨셉은 무신사 이용자들보다 연령층이 다소 높다. 주로 20~35세 여성 소비자들이 주요 타깃층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W컨셉이라는 플랫폼은 유행을 확인하고 스타일링을 점검하고 나에게 맞는 타입을 확인하는 큐레이션의 장으로서도 역할을 하고 있다.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W컨셉은 ‘기회의 공간’이기도 하다. W컨셉에 입점한 3500여개 브랜드 가운데 80%가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다. 2016년엔 미국 법인을 론칭했고, 지난해 9월엔 미국 뉴욕 블루밍데일즈백화점과 함께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며 K패션 대표 주자로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W컨셉은 수입패션 온라인몰 위즈위드에서 시작됐다. 국내 디자이너들과 협업 기획을 하면서 인기를 끌었고 2008년 독립해 나왔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 론칭한 건 2011년이다. 최근 3~4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50%에 이를 만큼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W컨셉의 지난해 매출은 2000억원대에 이르렀다.

의류 대기업 브랜드들도 W컨셉에 속속 입점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구호 플러스’, 코오롱FnC의 ‘BKBC’, 롯데GFP의 ‘빔바이롤라’가 이달 W컨셉에 들어온다. 덱케, 던스트, 질바이질스튜어트, 앳코너 등 오프라인 기반 의류 브랜드들이 W컨셉에 입점하면서 온라인 매출이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W컨셉 관계자는 “최근 제도권 기업들이 침체된 오프라인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W컨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W컨셉의 색깔과 맞아떨어지며 기존 디자이너 브랜드들과도 조화를 이루는 기존 제도권 기업 브랜드들을 선택해 입점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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