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에게 “北 방역 협조” 친서

김여정 공개…“김위원장 사의 북·미 관계 견인할진 미지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평안북도 선천에서 실시된 전술유도무기 시험사격을 참관한 뒤 웃음을 띠며 만족스러워하고 있다(위 사진). 이날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이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2일 공개한 사진이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을 대신해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남·북·미 3자 정상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친서 외교’를 가동하면서 교착 국면이 장기간 이어지는 한반도 정세가 진전될지 주목된다.

김 제1부부장은 22일 담화에서 “우리는 김 위원장에게 보내온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다”며 “위원장 동지와 훌륭했던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좋은 판단이고 옳은 행동이라고 보며 응당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특별한 개인적 친분관계를 다시금 확언하면서 대통령의 따뜻한 친서에 사의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김 위원장의 노력에 감동을 표시하며 바이러스 방역 분야에서 북한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김 제1부부장이 전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 같은 친서가 특별하고도 굳건한 개인적 친분관계를 잘 보여주는 실례”라면서 “두 수뇌분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대립 관계처럼 그리 멀지 않으며 매우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친서를 보내 코로나19 방역에 힘쓰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다만 김 제1부부장은 친서 전달이 곧바로 북·미 관계 진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개인적 친분관계가 두 나라의 관계 발전 구도를 얼마나 바꾸고 견인할지는 미지수이며 속단하거나 낙관하는 것도 그리 좋지 못한 일”이라며 “친서가 아니라 두 나라 사이에 역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되고 공정성이 보장돼야 두 나라 관계와 그를 위한 대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이 친서를 공개한 것도 눈에 띈다. 그가 본인 명의 담화를 낸 것은 지난 3일 대남 비난 메시지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위원장은 국방과 경제 등 내치 분야에 집중하고 김 제1부부장은 대남, 대미 메시지 발신 창구를 맡는 식으로 두 사람 사이에 역할분담이 이뤄지는 모양새다.

북한은 친서 공개 전날인 21일 평안북도 선천 일대에서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올 들어 세 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발사관이 2개인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되는 북한판 에이태킴스는 터널이나 나무숲 등에 숨어 있다가 개활지로 나와 2발을 연속 발사한 뒤 재빨리 은폐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사격을 참관한 뒤 “어떤 적이든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군사적 행동을 감히 기도하려 든다면 영토 밖에서 소멸할 수 있는 타격력을 더욱 튼튼히 다져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은 문동성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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