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를 대변하는 젊은 인재’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류호정(27·사진)씨가 역설적이게 젊은 층의 분노에 직면했다. 류씨는 4·15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발탁돼 국회 입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대학생이던 2014년 4월 무렵 남자친구 강모씨에게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계정을 넘겨 등급을 올린 행위(대리게임)로 빈축을 샀다. 더구나 대리게임을 통해 올린 등급을 마치 본인이 직접 달성한 성과인 것마냥 언급했던 사실이 드러나며 거짓말 논란까지 보태졌다.

이후 게임사 입사에서 게임 등급을 이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자 류씨는 “어떠한 금전적 이득도 취한 적이 없다”며 “흔들리지 않겠다”고 총선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정의당은 지난 15일 격론 끝에 류씨에 대한 재신임을 결정했다. 음주 운전 논란을 빚은 비례 6번 신장식씨가 사퇴한 것과 대비된다.

대리게임은 게임계에서 심각한 불공정 행위로 간주된다. 지난 2018년 12월에는 미래통합당 이동섭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리게임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해 6월부터는 대리게임을 업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할 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게임사와 국회, e스포츠 프로게임단은 류씨를 향한 젊은 층의 분노를 쉽게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대리게임, 핵 프로그램 등 공정성을 해치는 이슈들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이 때문에 잘 나가던 게임도 순식간에 망한다”고 전했다. 한 국회 관계자는 “대리 운전을 하지 않은 사람은 낙천, 대리게임을 한 사람은 재신임한 것에서 보듯 정의당에는 게임을 애들 장난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젊은 층들이 주로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류씨의 ‘선택적 정의’에 대해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단들은 대리게임의 심각성을 승부조작에 빗대 설명했다. 게임단 관계자 A씨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근래 게임단들은 승부조작보다 대리게임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프로 데뷔조차 하지 못하는 어린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류씨와 이화여대 동문이라는 B씨는 이달 중순 국민일보와 만나 “류씨는 게임으로 세간에 이름이 알려져 방송자키(BJ) 등으로 활동하다가 게임사에 입사했다. 그리고 지금은 ‘게임계 얼굴’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나왔다. 어떻게 금전적 이득이 없었다고 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게임을 위한 국회의원이 아니라 게임을 이용한 국회의원이 되려는 것 같다. 제가 학교에서 직접 류씨를 봐왔기에 게임을 위한 투사인마냥 나서는 게 굉장히 화가 난다”고 일갈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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