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 가운데 냄새를 맡지 못하거나 입맛을 잃는 사례가 발견되면서 이를 코로나19 의심증상으로 볼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에선 후각 상실이 의심되면 7일간 격리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국내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후각·미각 상실만으로 코로나19를 단정 짓는 건 무리라는 입장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4일 브리핑에서 “후각의 약화나 상실 등과 관련해서 외신과 학회 등을 중심으로 문제 제기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전문가나 중앙임상위원회 등과 상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권 부본부장은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각국의 방역 기구에서는 코로나19 증상으로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신 등에 따르면 각국 의료계에선 코로나19가 후각·미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비과학회(British Rhinological Society)와 영국이비인후과학회(ENT UK)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상당수에서 후각 상실과 미각 장애가 발생했다”며 “특히 고령자가 후각·미각 이상이 생겼다면 일주일간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는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 후각·미각의 상태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후각·미각 신경에 침투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이런 증세로 코로나19로 확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환자들 가운데 30%가 후각·미각을 잃었다가 회복한다”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선 발견되지 않았던 대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후각에 영향을 미치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도는 시기인 만큼 다른 나라 상황과 임상 분석 결과를 충분히 종합해 고려해봐야 한다”며 “아직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을 진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